[타임뉴스=설소연기자]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미중 무역전쟁을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택은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주장하고 있다. 두 경제 대국이 벌이는 이른바 '고통 경쟁'에서 중국의 버티는 힘이 커 미국이 패배할 거라는 분석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와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의 경우 기업을 비롯해 투자자들은 이미 고통에 익숙하다고 덧붙였다.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은 지난 25년 동안 극심한 가격 경쟁과 정치적 간섭 등 혹독한 환경에서도 견뎠지만, 미국은 경제적 고통에 대해 경험이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금융시장이 혼란스럽거나 중국산 생활용품이 부족한 상황을 미국이 견딜 수 있을지 이번 무역전쟁을 계기로 가시밭길 시험을 통ㄹ과해야 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으로 둔화했고 지난해 6월 기준 중국 기업의 30%가량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정부와 국영 은행의 대출로 버티는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의 고율 관세가 달갑진 않지만, 무역전쟁을 계기로 어차피 예정된 구조조정을 앞당긴다면 중국에는 기회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중국에는 미국산 제품이 많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중국산 물품의 수입이 중단되면 현지 상점의 진열대가 텅 비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고통 견디기 경쟁에서 승리하려고 고군분투하겠지만 결국 패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도 무역전쟁은 양측 모두에 고통을 준다면서도 미국이 왜 패배할 수밖에 없는지를 짚었다.

그는 중국의 경우 자국민이 미국인보다 경제적 고통을 더 잘 견딜 수 있다고 믿는 데다 계산적인 미국은 동맹국의 전폭적 지지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입장에서 무역전쟁은 주로 '수요 충격'이지만 미국에는 주로 '공급 충격'이라며 공급 중단보다는 수요 감소가 대비하기 더 쉽다고 덧붙였다.

울프는 미국은 분명히 무역전쟁에서 중국에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백악관도 이 같은 사실이 분명해지면 적어도 부분적으로 후퇴한 뒤 승리했다고 선언하고 다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전 세계를 상대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했지만 채권시장이 요동치자 지난 9일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기로 했다.

지난 29일에는 자동차·부품 관세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도 보였다. 외국에서 수입한 부품으로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들의 부품 관세 부담을 2년간 줄이기로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에도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잇따라 유화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