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한다면서…대전 5개 구 이름은 왜 아직도 ‘동·중·서’인가
홍대인htcpone@naver.com| 기사입력 2026-01-09 15:02:12
[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대전과 충남의 통합특별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대전 5개 구의 명칭 문제는 공기처럼 투명하다. 존재하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논리 부족’이 아니라, ‘유지해야 할 이유조차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제 각 구가 먼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대전의 동구·중구·서구·유성구·대덕구는 오랜 기간 도시의 뼈대를 이루어 왔다. 문제는 통합특별시라는 새로운 구조가 등장하면서 이 이름들이 갖는 의미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방위 중심 명칭은 전국 어디에나 있고, 통합 체계에서는 행정적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따로 있다. 바꾸자는 논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지만, 사실은 반대다.유지할 논리가 없다.이게 문제의 본질이다.통합특별시 시대에 ‘동·중·서’를 반드시 유지해야 할 행정적·경제적·정체성적 근거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답이 없다.논리가 빈칸이니,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상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시가 먼저 말해주면 따라가겠다"는 태도는 문제 해결 방식이 아니다.각 구의 미래 이름은 각 구가 먼저 고민해야 한다.서구가 둔산구로 갈지, 동구가 동대전구로 확장될지, 유성이 과학 브랜드를 강화할지 등은 구가 주민과 함께 논의해야 할 문제다.자신의 이름을 남이 정해주길 기다리는 자치구는 어디에도 없다. 또 하나 짚어야 할 논리가 있다.명칭 변경은 비용이 든다고 하지만 ‘논의’ 자체는 돈이 들지 않는다.오히려 지금 논의를 시작하면 비용이 줄어든다.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 광역 명칭과 행정 시스템 전체가 한 번에 정비되는데, 그 시점에 구 명칭을 함께 조정하면 ‘배송비 한 번으로 끝나는 묶음 주문’ 같은 효과가 난다.반대로 지금 침묵하면, 나중에 따로 바꾸느라 비용이 두 배로 튄다.즉, 바꾸자는 논리가 불충분한 것이 아니라, 바꾸지 않을 논리가 부족한 것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지역 정체성이다.각 구의 기능과 역할은 이미 변화했다.서구는 행정·상권의 허브, 유성구는 연구와 과학기술의 본진, 대덕구는 산업 기반지, 동구는 교통 중심축, 중구는 문화·역사 중심지 역할이 뚜렷해졌다.그런데 이름은 과거 방위 시스템에 그대로 묶여 있다.이름이 기능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결정이 아니다.논의의 시작이다.이름을 바꿀지 말지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우리 구는 어떤 정체성을 가질 것인가’라는 질문부터 꺼내는 것이다.이 논의는 각 구가 직접 열어야 한다.대전시가 신호를 줄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은 통합 시대에 맞지 않는다. 대전·충남 통합특별시는 새로운 도시 구조를 그리는 일이다.그 과정에서 구 명칭 문제는 선택 아닌 필수적 점검이다.유지해야 한다는 명확한 논리가 없다면,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합리다.각 구가 먼저 움직일수록 통합특별시 체계에서 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다.지금 논의를 시작하면 기회가 되고, 나중에 시작하면 비용이 된다.각 구의 결단이 대전·충남 통합특별시의 완성도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