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근 전 영주 부시장이 최근 쇠락해가는 풍기5일장을 둘러본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씁쓸한 심경을 밝혔다.
지역 행정의 일선에서 영주의 발전을 이끌었던 그가 마주한 전통시장의 모습은 지방 소멸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위태롭게 서 있는 우리네 삶의 단면이었다.
풍기5일장(3일, 8일)은 과거 소백산 자락의 풍부한 임산물과 풍기 인삼, 인견 등이 모여들며 경북 북부권의 물류 거점 역할을 했던 곳이다. 장날이면 인근 봉화, 단양에서까지 상인과 손님들이 몰려 발 디딜 틈 없던 활기찬 공간이었다.
하지만 유 전 부시장이 마주한 장터의 풍경은 사뭇 달랐다.
그는 “장터를 지키는 분들 대부분이 이제는 허리가 굽은 어르신들”이라며 “한때 북적였을 그 찬란했던 시간들이 지금의 적막함과 대비되어 더욱 또렷하고 아프게 다가왔다”고 술회했다.
유 전 부시장은 전통시장의 위기를 단순한 경제적 쇠퇴가 아닌, ‘공동체 가치의 상실’로 진단했다.
대형 마트와 온라인 쇼핑이 제공하지 못하는 전통시장만의 ‘정(情)’과 ‘사람 냄새’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 것이다.
그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이 소중한 공간이 기억 속으로만 남지 않도록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시간이었다”며, 행정 전문가로서 느낀 무거운 책임감을 드러냈다.
유 전 부시장의 발언은 최근 영주시가 추진 중인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과 ‘관광 테마형 시장 육성’ 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설 개선이라는 하드웨어적 접근을 넘어, 청년 상인 유입과 콘텐츠 개발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사람이 모이는 이유’를 다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부시장을 지내며 누구보다 영주의 구석구석을 잘 아는 유 전 부시장이 던진 화두는 단순한 감상을 넘어 지역 소멸 위기 대응에 대한 행정적·정치적 결단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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