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추진력 있는 여성 정치인, 전정희 국회의원
이연희 | 기사입력 2015-04-09 10:43:58
[익산타임뉴스=이연희 기자] 국민을 위한 법을 만드는 것은 국회의원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렇기에 좋은 법을 만들었다는 평을 받는 것은 국회의원에게 가장 명예로운 일이 아닐까.

지난 1년간 국회를 통과한 법률 중 우수한 법률에 대해 시상하는 ‘제2회 대한민국 입법대상’에서 전정희 국회의원(전북 익산을)이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로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추진력 있는 여성 국회의원의 모습이 이 상을 더 빛나게 한다.

언론미디어를 통해 양성 평등, 인권, 문화, 교육, 봉사, 여성(다문화여성포함) 문제에 앞장서는 여성기자들의 모임인 한국여성미디어클럽(KWMC)은 성실함과 남다른 정의감으로 여성 정치인으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전정희 의원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전정희 의원은 전북 여성정치발전센터 소장과 전북대 겸임교수로 있다가 현재는 제19대 국회에 입성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Q. 정치계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A. 대학에 들어가 정치학 공부를 해보니 무척 재밌었다. 졸업 후 박사학위를 받고 전북대학교로 출강을 했다. 미국 교환교수로 갔었던 당시 미국의 여성연구소에서 매주 열리는 토론회에서 한 파키스탄 여성학자의 발표가 있었다. 그녀는 파키스탄 여성의 지위가 매우 낮고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기회가 닿으면 여성 권익 신장과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졌다.

1999년도 전·현직 여성 지방의원들이 후배 양성을 목적으로 ‘전북 여성정치발전센터’라는 NGO를 만들었는데 이 단체의 소장을 권유 받아 역임하게 됐다. 그동안 센터에서 여러 여성 시의원과 도의원을 배출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정작 내가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못했다.

우연하게 2011년도에 정치를 한 번 해보지 않겠느냐는 주위의 권유로 도전을 했었는데 운이 좋게도 당선이 됐다.

Q. 당선 후 국회의원으로서 어려웠던 점은?

A. 막상 국회의원이 되어보니 학계에서 연구했던 것과 같은 맥락을 이루는 국회에서의 의정활동은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던 반면 지역의 유권자를 만나는 일은 쉽지만은 않았다. 유권자가 100명이라면 100명의 원하는 게 다르고 의도와 달리 오해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유권자들이말로 진짜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Q. 여성의원으로서 장단점은?

A. 여성의원들을 보면 굉장히 성실하다. 상임위원회에 여성의원이 저희당에는 3명 정의당 1명이 있고 여당에는 한명도 없다. 제 옆에 전순옥 의원이 앉는데 서로 상임위가 시작하기 10분 전에는 자리에 앉아있자고 약속했다. 상임위 출석, 발언 등에서도 여성의원이 훨씬 더 성실하다고 본다.

아울러 어떠한 사안에 대한 정의감이라든지 배려심, 섬세함 등이 여성의 굉장한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네트워크 측면에서는 여성들이 훨씬 뒤처지는 편이다. 남자들은 학연, 지연 등으로 이어진 끈끈한 인맥과 경험들이 많고 발도 넓다. 이런 측면에서는 여성들이 아직 극복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Q. 여성에 대한 주안점을 둔 의정활동은 무엇이 있는지?

A. 그동안 여성을 약자의 측면에서 보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들이 많이 있었다. 이제는 여성은 약자가 아닌 남성과 대등하게 사회를 이끌고 가는 입장으로서 여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제가 국회에 들어가서 제1호 법안으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 관한 법률’을 냈었다. 예를 들어 아동·청소년에게 성폭력을 가한 가해자가 음주 상태로 범죄를 저질렀을 때 심신 미약이라는 이유로 감경을 해주는 사례가 있다. 이에 대하여 가해자의 치료 및 재범예방교육을 300시간에서 500시간으로 늘리는 등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할 때 일과 가정 양립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이것을 위해 가정친화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에서의 역할에 대한 법률도 발의했다.

요즘은 초등학교에 여교사가 많다고 하지만 대학교 여교수의 비율은 10%를 밑도는 수준이며, 사회 지도층의 비율 또한 아직도 남성에게 치중돼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남녀 임금 격차 1위로 임금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렇듯 남녀 불균형을 잡아가는 것이 앞으로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Q. 여성 R&D 고용 포럼에 참가하시는 등 여성 고용 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들었는데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는지?

A. 정치 분야에서도 여성이 일정비율이 차지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워킹맘들은 어머니로서 출근 전 보육문제에 부딪히게 되지만 남성의 경우 이 문제와 동떨어진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연구 개발 분야에서도 남성과 여성 연구 개발자의 시각 차이는 다른 결과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자동차 안정성 실험을 한다고 하면 남성 운전자 모형을 기준으로 실험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안정성이 확인된 그 자동차를 여성이 주행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이렇듯 과학 분야 등의 연구개발 고용 인력에서도 남녀 균형을 이뤄야 할 필요가 있다.

Q.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앞으로 우리나라 여성의 역할과 나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A. 여성 교육 수준은 예전보다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성폭력, 성매매, 가정폭력의 문제 등 여성 인권 사각지대 문제에 대한 대책은 취약하다. 이에 대한 정책적인 보호가 있어야 하며 이 해결의 실마리는 바로 많은 여성 지도자들을 배출하는 것이 현재의 과제라고 본다. 선진국은 이러한 정부 운영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움직이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사람에 의해 움직이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작게는 기업부터 시작해 정부조직에서도 그렇다.

따라서 많은 여성정치인을 배출하는 것은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결정적인 주요 정책과 법은 결국 국회에서 만들어지는데 상임위의 여성 정치인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지지하면 이를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아울러 국회에서도 예산의 지출을 남성과 여성의 삶의 차이와 특성을 반영한 성인지 예산(gender budget) 개념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성 평등 교육 등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정치인을 꿈꾸는 예비 여성 정치인분들에게 조언해준다면?

A. 정치를 한다는 것은 사회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경험들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예컨대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서 봉사 하거나 사회를 비판할 수 있는 단체에서 경험을 쌓은 후 정치에 진출하면 훨씬 더 풍부하고 깊이 있는 의정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한국여성미디어 클럽에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여성 기자들은 여성의 목소리를 세상에 들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여성 정치인들도 여성의 눈으로 본 시각을 정책에 반영시켜야 하는 암묵적인 의무가 있는 것과도 비슷하다.

앞서 말했듯이 남성 정치인들은 다양한 네트워크에 얽혀 있는 것이 장점이 되지만 오히려 어떤 일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쓴소리를 내야 할 때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여성 정치인은 이 부분에서 자유롭다. 여성 기자도 이런 부분에서 많이 닮아있는 것 같다. 정론의 역할을 해나가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여성들에게 취약한 부분들을 채울 수 있도록 서로에게 울타리가 되어주는 역할을 한국여성미디어클럽이 해나간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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