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통영청년단, 통영근대역사관으로 만들자
박한 | 기사입력 2016-01-21 10:41:03
【통영 = 박한】구 통영청년단 회관(등록문화재 제36호)을 역사 문화 전시 공간 및 시민교육 공간인 통영근대역사관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통영시의회(의장 강혜원)가 18일 주최한 ‘근대건축물 보존 및 활용방안 세미나-구 통영청년단 회관을 중심으로’에서 김일룡 통영문화원장과 허정도창원대학교 겸임교수는 “일제시대 계몽과 민족자강 운동을 펼친 구 통영청년단 회관을 역사 문화 전시공간이자 시민교육 공간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통영근대역사관’, ‘근대기록관’ 등을 제안했다.

일제강점기인 1923년 건립된 구 통영청년단 회관은 문화동 238번지 대지354평에, 건평 120평, 붉은 벽돌건물이다. 일반적으로 일제가 건축한 건물과는 달리, 통영군민들이 건립기금을 모금해 건축해 매우 드문 사례로 손꼽힌다. 근대 건축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 평가 받아 2002년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김일룡 통영문화원장은 ‘통영청년단의 시대정신’ 주제발표를 통해 구 통영청년단 회관이 1919년 3.1만세운동 이후 통영의 애국지사들이 사회계몽운동과 민족의식 고취를 위해 통영청년단을 결성, 자발적인 성금으로 건립한건물로 통영은 물론 대한민국에서 자랑스러운 대표적인 근대문화유산이라고설명했다.

통영청년단은 1926년 경남도평의회(오늘날 경남도의회)에서 ‘조선인의 교육반대’를 주장한 통영출신 평의원 김기정의 친일망언을 규탄하는 3,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시위로 30여명의 통영청년들이 투옥된다.

‘우리도 배우자’, ‘조선의 장래와 형제 사랑’ 등 시국강연회, 전국 순회 활동사진(영화) 상영, 야학, 법률강습회 등을 통한 사회계몽운동과 민족의식함양에 나섰다. 결국 일제의 집요한 사찰과 획책으로 인해 1931년 신간회 통영지회와 함께 강제 해산된다.

김일룡 통영문화원장은 “구 통영청년단 회관에 대해서는 이미 10년 전인, 2005년 문화재청에서 해답을 내놨다. ‘근대역사전시실 등 내부를 민족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용도로 바꾸고, 통영시에서 적극적인 보존의지를 갖고 기존의 시설을 새로운 청사로 이전시키라’고 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허정도 창원대 겸임교수는 ‘구 통영청년단 회관의 도시사적 의의 및 활용방안’ 주제 발표에서 국내외 근대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 사례를 제시하고, 통영청년단의 건물의 활용방안을 제안했다.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예술 작품 속 등장 장소, 역사적 사실이 베여 있는 장소, 특정 인물의 흔적이 묻은 장소 즉 스토리텔링이 되는 장소는 매우 매력적인 곳이란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준세이와 아오이가 10년만에 다시만난 ‘두오모 성당’, 드라마 ‘모래시계’의 정동진, 박경리 소설 ‘토지’의 배경평사리, 유관순 열사가 순국한 ‘서대문형무소’, 아인슈타인 부부가 묵었던 모지 ‘미츠이구락부’ 등을 들었다.

허정도 교수는 “구 통영청년단 회관은 민족의 암흑기 통영 청년들이 꿈과희망, 열정의 공간이자 청마 유치환과 정운 이영도의 전설적인 러브스토리,박경리의 문학이 녹아 있는 장소가 바로 통영청년단 회관”이라고 정의했다.

이에 “통영근대역사관이나 근대기록관 등 역사문화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시민교육공간이자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유장근 경남대 교수는 종합토론에서 “아직도 통영청년단의 조직과 임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자료 조사와 연구가 미약하다”고 지적하며, “통영청년단과 기독교청년회, 호주선교사와의 관계, 다른 도시의 청년운동과의 관계 등을 찾으면 통영청년단 회관의 의미를 높이고, 콘텐츠도 풍부하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통영청년단 회관 건축에 중국인 노동자들이 기여한 점을 부각시키면 중국인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 있으며, 통영청년단 활동사진대는 초기 우리나라 영화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이와 연계한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박철규 대한민국 지식중심 상임이사는 “이런 문제들은 일반적으로 시민단체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의회에 요청하는데, 통영시의회에서 주최해 매우 이채로우며, 통영시의회가 앞장선 만큼 빠른 이행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여론을 형성하는 시민단체와 더불어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시장 등 행정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를 기획한 김미옥 통영시의원은 “통영의 근대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는 건축물이나 시설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특히 호주선교사의 집, 봉래극장은 우리들의 무관심 속에 철거되었다. 이제라도 보존할가치가 있는 건축물은 보존하고,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이번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도출된 사항을 일회성이 아니라 통영시의회, 통영시, 전문가, 시민 여러분들이 힘을 합쳐 ‘근대건축물 보존 및 활용방안’을 찾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구 통영청년단 회관은 충무고등공민학교와 재단법인 통영사연구회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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