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추억과 역사가 많은 일본 쓰시마 여행
김수종 | 기사입력 2017-05-20 16:04:02

[서울타임뉴스]꽃이 탐스럽고 좋은데도 불구하여 꿀이 없는지 벌과 나비가 날아들지 않는다. 떨어지는 모습이 애잔하여 마음 아픈 나무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 보인다. 포구 안쪽의 고려산은 언제 한번 오를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도 그냥 바라만 보고 같다.

이제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히타카츠(比田勝)’항으로 이동했다. 고 선배는 모두의 여권을 받아서 배표 발권을 위해 항구로 갔다. 나머지 일행은 고 선배 부부가 항구 인근에 캠핑장비 대여소 등을 창업하기 위해 빌려둔 건물 2층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건물주 할머니와 아웃도어파트너스여행사 윤단경 대표가 준비한 쓰시마에 사는 재일동포들이 개발했다는 양념돼지고기덮밥인 '돈짱동(ちゃんどん)'으로 식사했다. 건물주 할머니는 대구 출신의 재일동포 2세로 이곳에서 오랫동안 식육점을 경영했다. 현재는 3세인 아들이 건물 1층에서 식육점을 운영하고 있다.

늦은 점심이라 나는 2인분은 먹은 것 같다. 사실 이번에 쓰시마에서 먹은 음식 중에 가장 맛나게 먹은 것 같다. 좋은 고기에 정갈한 양념을 더해서 최상의 맛을 낸 것 같다. 여기에 교포 2세 할머니의 오랜 노하우까지 더해져서 일류 레스토랑에 부럽지 않은 요리를 즐겼다.

식사를 마치고는 잠시 항구 주변을 산책했다. 사실 이곳은 인적이 드문 어촌 마을이라 천천히 산책하면 좋은 곳이다. 인구 4000명 정도의 작은 소읍으로 고층건물도 없고 차량 통행도 거의 없다. 사람도 많지 않고 조용하여 걷기에 무척 편하고 안전한 곳이다.

북쪽에 작은 야산이 있고, 남쪽에 항구와 그 남쪽에 다시 작은 산들이 있어서 보기에도 멋스럽다. 인근에 해수욕장과 학교 등도 있어 편하게 쉬면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동백나무 숲을 보기 위해 도노사키(殿崎)’일러우호의 언덕(日露友好)’으로 갔다.

쓰시마에 방문할 때 마다 거의 매번 가는 곳이다. 갈 때마다 감동이 다르지만 정말 좋은 곳이라 늘 가게 되는 곳이다. 이제는 봄이라 동백꽃을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거대한 동백 고목을 볼 수 있다. 고목들은 심하게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으로 이리저리 몸을 꼬고 있다.

어떤 놈은 강풍에 쓰러져 눕기도 했다. 여러 가지 모양의 동백나무를 보고 있자면 신기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곳이다. 연리지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바람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겨 누워있는 나무들을 볼 때면 강한 생명력에도 감탄하게 되는 곳이다.

여기에 나무 아래에 있는 독초인 천남성(天南星)까지 장관이다. 천남성 꽃이 피면 더 멋질 것 같다. 아직은 꽃을 볼 수 없었다. 조만간 꽃을 피우리라!

비록 30~40분 정도의 짧은 거리지만, 한 바퀴를 돌고 오면 기분이 좋다. 예전 러일전쟁 당시에 러시아 수군 패잔병들이 숨어들었다는 이곳은 전쟁의 아픔을 뒤로 한 채 평화로운 바닷가의 동백나무 숲 공원으로 평안하게 방문객을 맞고 있다.

다들 동백나무에 감동했다. 빛나는 봄 햇살과 함께 동쪽의 옥빛 바다에도 감탄했다. 이제 천천히 항구방향으로 이동한다. 오는 길은 순회하여 미우다해수욕장 앞으로 한 바퀴 돌아서왔다.

천천히 표를 받고는 시간이 남아서 나와 후배 서연이는 인근 찻집에서 커피 한잔했다. 그리고는 출발 직전에 배에 올랐다. 이제 부산으로 향한다. 너무 즐겁고 행복한 23일의 쓰시마 여행이었다.

이제 조금 더 쓰시마를 알게 된 것 같다. 특히 조선통신사에 대한 고민과 이번에 신문을 통하여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오키노시마()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쓰시마는 길이 좁고 험하여 대형버스를 타고 단체관광을 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각인했다. 물론 버스기사의 곤조도 한몫했다. 그저 지인 몇 사람이 뭉쳐서 소형 자가용 렌터카로 자유롭게 이동하는 여행이 적당하다는 것을 몸으로 배운 것이다.

아울러 선물용 술을 절대로 병으로 된 것을 사면 안 된다는 것을 재차 배운다. 가볍고 안전하게 팩에 든 술을 조금 사서 가는 것이 파손 위험이 없어서 좋은 것 같다.

이것으로 나의 7번째 쓰시마 여행을 마무리했다. 잘 몰랐던 한일관계사와 조선통신사 공부, 특히 조선인 귀, 코 무덤에서 소박하게나마 초헌관으로 제를 올릴 수 있는 영광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독자기고=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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