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더위를 피해 도망가듯 방문한 일본 쓰시마
김수종의 8월 일본 쓰시마 여행기. 1
김수종 | 기사입력 2017-08-29 12:34:22

[부산타임뉴스=김수종]지난 2017818()~20() 일본 쓰시마(対馬島)에 다녀왔다. 이번에는 울릉도와 쓰시마 전문인 아웃도어파트너스여행사 윤단경 대표와 고광용 이사 부부와 내가 부산에서 아침 920분 대아고속해운 배로 쓰시마 남쪽에 있는 이즈하라(厳原) 항구로 출발했다.

아직은 더운 8월이라 사실은 관광보다는 휴식을 위해 잠시 다녀온 것이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는 바로 항구인근에 있는 뷔페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조금 이른 식사였지만, 일찍 밥을 먹고는 이즈하라에서 볼일을 보고는 숙소가 있는 80KM 떨어진 북섬 동부의 히타카츠(比田勝)로 가기 위해서는 서둘러야했다.

우선은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농협으로 갔다. 윤 대표와 고이사가 송금 등을 하는 동안 나는 잠시 은행 안을 살펴보았다. 한국에서는 호빵맨(アンパンマン)’이라고 불리는 만화영화의 주인공인 안팡만이 보인다.

창구 직원 앞에 이런 것을 설치해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이도 별로 없는 노인 천국인 섬에 이런 꿈같은 호기심이라도 시각적으로 자극이 되니 재미있고 방문자들의 기분도 좋게 하는 것 같다.

히타카츠에서 차량 정비소와 렌터카 사업을 하는 재일동포 사업가인 김삼관, 정순자 부부에게 송금을 하려고 했는데, 구좌 번호가 없었다. 얼마 전 두 분의 소개로 구매한 도시락통과 차량 수리비를 송금해야 했다. 직접 만나서 주면 되지만, 경리장부상의 문제로 송금을 하게 된 것이다.

은행 직원에게 구좌번호가 없다고 말하고는, 정순자님의 일본 이름인 오오야마 준꼬(大山順子)에게 송금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직원이 바로 ! 가와치(河內)에 사시는 오오야마씨가 맞으면 바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한다. 그래서 맞다고 했더니, 송금 업무를 깔끔하게 처리해 주었다.

통장을 주고 용지에 몇 자 적고 도장도 찍고 하니 수수료까지 포함하여 비용을 제하고는 처리해 주었다. ‘재일동포 2세지만, 이곳에서 나고 자란 오오야마 준꼬씨는 이름만으로도 안 되는 것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쓰시마의 유지(有志).

나오는 길에 창구 옆에 있는 자동차손해배상책임공제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통상 1년 단위로 보험료가 부과되는 한국과는 달리 1, 2, 3년은 물론 최장37개월까지 상품이 있다. 여기에 할인율이 대단하다.

공제조합이 손해를 볼지는 모르지만, 보험기간을 장기로 해서 손님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한국은 이런 장기형 자동차보험은 출시되지 않는 것일까? 조금은 궁금했다.

이어 행정서사 사무실에 가서 최근 히타카츠에 식당 및 작은 커피 판매점인 ‘TOKISEKI(토끼새끼)’를 개업한 윤단경 대표의 창업비자신청을 위한 준비서류와 자료에 대하여 상담을 했다.

조만간 서류준비를 마치면 다음 주 정도에는 일본 법무국에 비자 신청이 가능할 것 같다. 윤 대표는 히타카츠에 4개월 이상 식당개업을 준비하면서 심신이 지쳐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제야 겨우 비자 신청을 하게 되는가 보다.

서류 문제를 논의하고는 이웃 마트로 가서 선물용 녹차를 두어 개 구매한 다음, 북섬으로 향한다. 북섬으로 올라가는 길에 남북을 이어주는 다리인 만제키바시(万関橋)를 지나 바닷가를 잠시 산책했다.

잔잔히 바닷가를 거닐어 본다. 역시 아소만(浅茅湾)은 파도가 거의 없고 물고기가 많은 곳이라 평온한 곳이다. 언제 기회가 되면 낚시에도 한번 도전하고 싶다. 이어 북쪽으로 조금 더 달려가 마트로 가서 선물용으로 청주(淸酒)를 몇 병 샀다. 술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곳에 오면 늘 지인들에게 주기 위해 선물용으로 사게 된다.

나는 최근 한국에서 최저임금이 타결된 이후 쓰시마에 오면 습관처럼 직원 모집이나 아르바이트 모집 광고를 유심히 보게 된다. 지역별 최저임금을 택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규슈와 쓰시마는 임금이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곳곳에서 조금은 높은 시급을 제시하는 곳이 있는 것을 보면, 이곳에 얼마나 일하는 사람이 없고 인구가 적은가를 느낄 수 있다.

마트에서 일하는 여직원들은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들인데, 다들 느리고 천천히 일하는데 보기에 여유가 있어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얼마나 젊은 사람이 없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나 시급을 높게 주지 않으면 일손을 구할 수 없는 것도 작금의 현실인 것 같다.

사케(淸酒)를 사고 나오는 길에 보니, 영수증 하단에도 아르바이트생 모집을 하고 있다는 구인광고가 보인다. 급하기는 급한가 보다. 젊은 사람이 없는 쓰시마의 절규인 것 같아 보인다. 초고령사회로 급속하게 진입하고 있는 우리의 농촌도 조금만 더 있으면 이런 사태가 나올 것 같아 보인다.

마트 벽보에 포스터가 한 장 보인다. 북섬의 서부에 위치한 유명한 해궁(海宮)와타즈미신사(和多都美神社,わたづみじんじゃ)’앞 바다에서 820() 오후에 바다카약(kayak)경주대회가 열린다는 내용이다. 가보고 싶기는 한데, 오후 시간이라 갔다 오면 출국하는 배를 탈 수 없는 상황이 생길 것 같아 안타깝지만 포기한다.

이제 히타카츠항으로 와서 고 선배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인 ‘TOKISEKI(토끼새끼)’로 가서 잠시 쉬고는 쓰시마의 재일동포들이 즐겨먹는 양념돼지고기덮밥인 '돈짱동(ちゃんどん)'으로 저녁을 했다.

식사를 마치고는 ‘1층의 테이크아웃 커피점, 2층의 식당, 3층의 휴게소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이웃에 추가로 준비 중인 여행자들을 위한 민박문제까지 다양한 고민과 생각을 논의했다.

아직은 더운 날씨지만, 말복이 지난 관계로 이곳도 서늘해진 것 같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창밖에서 불어온다. 오늘 밤은 땀 흘리지 않고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 것 같다. 먼 길 왔으니 일찍 씻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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