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일본 쓰시마 히타카츠 옷동 마츠리, 불꽃놀이로 청년과 마을을 살리다.
김수종의 8월 일본 쓰시마 여행기. 2
김수종 | 기사입력 2017-08-30 16:17:53

[서울타임뉴스=김수종] 19() 아침이 밝았다. 민박을 준비 중인 집에서 나 홀로 손님으로 잤다. 창문을 남북으로 전부 열고 자니 시원하고 좋다. 새벽에는 서늘한 기운에 다시 창문을 닫고 잤다. 오랜 만에 다다미() 방에서 잠을 청했다. 습기가 많은 여름엔 다다미 냄새가 유별나게 좋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짚의 향기에 취한다.

세수를 하고는 식사를 하기 위해 이웃한 식당 ‘TOKISEKI(토끼새끼)’로 간다. 집 앞 골목골목에 옷동 마츠리를 준비한다고 지역 초중고 학생들이 그린 그림이 걸려있다. 작은 축제를 위해서 학생들도 일심동체가 되어서 돕고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앞개울에 작은 뗏목이 보인다. 자식을 위해 어른이 만들어준 것 같은데, 의자까지 2개 있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타고 놀기에는 좋을 것 같아 보인다. 유속의 변화가 거의 없는 바닷가 개천이라 안전 면에서도 걱정이 없을 것 같다.

이어 식당에서 세 사람이 같이 빵으로 식사를 했다. 아침을 먹고는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우선 항구로 나가서 렌터카 사업자 김삼관, 정순자 부부에게 인사를 드렸다.

항구에는 오늘 열리는 '옷동 마츠리'(おっどん, わたしたち의 규슈지역 사투리로 우리말로는 '우리들'이라고 번역) 벽보와 밤에 쏘는 불꽃놀이 자금을 기부 받는 물통이 멋스럽게 보인다. 마을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불꽃놀이 기금을 모으고 자발적인 모금도 받고 있는 것이었다. 이래야 장기적으로 축제의 의미처럼 마을이 공동으로 같이 살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곳 주민들은 다들 축제준비로 분주하다. 이제 나와 고 선배는 오우라(大浦)에 있는 대형마트로 갔다. 식당, 찻집, 민박에 필요한 물품과 식재료 등을 구매하기 위해서 여기저기를 다녔다. ‘사스나(佐須奈)’항에 있는 마트까지 가 보았지만, 작은 섬이라 구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마트에는 구인광고 간간히 보이지만, 오늘은 규슈 북부에 홍수와 폭우 피해를 본 주민들을 위한 응원 모금함도 보인다. 정말 일본은 자발적인 모금과 기부문화가 많은 것 같다. 유심히 보니 그 옆에는 응급처지 도구함도 보인다.

이제 식당으로 돌아와 잠시 쉬다가 식당 바로 앞 대형주차장에 마련된 축제장으로 가 보았다.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각종 음식물을 팔고 있다. 노래자랑을 위해 무대는 만드는 사람, 홍보 및 안내 천막, 다양한 지역 특산물을 파는 천막 등이 설치되고 있었다.

우리들은 우선 오코노미야키(おこのみやき,, 밀가루 반죽에 어패류, 고기, 채소 등 선호하는 재료를 섞어 뜨거운 철판 위에서 원하는 정도로 익히며 먹는 요리, 우리의 파전과 비슷하다)’를 하나 사고는 녹차빙수도 샀다.

아직은 준비 중인 단계라 테이블과 의자가 없어 빙수는 서서먹고, 오코노미야키는 들고 다녔다. 다른 음식류나 살 것이 있는가 하고 살펴보았지만, 별로 호기심이 가는 것이 없었다.

튀김(からあげ, 空揚)’이나 타코야끼(たこやき, 蛸焼, 밀가루 반죽에 달걀을 섞고, 다진 문어, 튀김 부스러기, 파 등을 넣어, 철제 틀에 부어 넣어, 공 모양으로 구워낸 음식)’에 눈이 가기는 했지만 일단은 사지 않고 구경만 했다.

식당으로 돌아와 점심으로 오코노미야키를 세 사람이 나누어먹었다. 생각보다 맛은 별로였다. 그러고 보니 이곳 쓰시마에는 오코노미야키를 파는 곳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이제까지 한 번도 먹어 본적도 없다. 내가 먹고 나서 사실 제가 만들어도 이것 이상은 만들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더워서 아무 것도 안하려고 쓰시마에 왔는데, 한마디의 말실수로 더운 날 불 앞에서 요리를 하게 생겼다. 아무튼 경상도 뺀질이인 나는 이번에는 요리까지 하게 되었다. 관상(觀相)학으로는 입으로만 먹고 사는 오리상인 내가 더운 날 소처럼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우선 고 선배와 다시 마트로 갔다.

오코노야끼를 만들 때 필요한 밀가루, 계란, , 소스, 건새우, 파래 가루, 마요네즈 등을 사서는 돌아왔다. 도쿄에서 유학하던 시절 오코노야끼 가게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어서 열심히 만들어 보았다. 더운 날 불 앞에서 요리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재미있게 음식을 했다.

고 선배는 일단 감동, 그러나 윤 대표는 익숙하지 않은 맛이라 사서 먹은 것보다는 맛있는 것 같은데, 아직은 어떤 맛이 맛있는 것인지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아무튼 시식을 마치고는 다시 윤 대표가 나를 따라 한 번 더 만들어 보았다. ‘이런! 금세 내가 만든 것 보다 더 맛있게 구웠다

아무튼 나의 오코노야끼에 감동한 두 사람은 이곳 식당의 부메뉴로 한번 팔아보자는 의견을 냈다. 일은 대충 마무리했다. 이제부터 휴식이다. 오후 시간에는 원래 계획대로 계곡 트레킹과 드라이브를 하기 위해 차를 몰고 나왔다.

나는 이번에 계곡 트레킹을 위해 신발도 새로 사고, 준비도 했다. 그런데 사람이 없다. 그래서 일단 고 선배랑 둘이서 차를 타고는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15분 정도를 달려 단풍이 유명한 슈시천(丹志川)’으로 갔다.

아직은 여름이라 단풍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멋진 삼나무 숲길을 물길을 따라서 걷기도 하고,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즐겼다. 여름이라 생각보다 물이 많고 계곡이 좋았다. 원래 인적이 드문 곳이라 천천히 쉬었다 걸었다를 반복하니 좋았다.

그리고 산길을 따라 북섬의 중앙부에 위치한 미타케(御岳)자연공원을 자동차로 타고 올라 반 바퀴 돌았다. 이어 섬의 중앙에서 서쪽 바다로 흐르는 니타천(仁田川)’을 따라서 차를 타기도 하고 걷기도 했다.

물도 많고 고기도 많은지, 어구(漁具)로 물고기를 포획한 모습도 보였다. 이런 깨끗한 물고기를 당장이라고 회로 먹거나 구워서 먹으면 좋을 것 같아 보인다. 곳곳에 표고버섯 농장도 많이 있고, 벌통도 자주 보인다.

전체는 아니지만 계곡과 나무, 바위 등을 보니 대략 3KM 내외의 계곡이 무척 좋다. 다음 달에 오면 두어 시간 다시 걸어보고 싶은 곳이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이곳 쓰시마에서 가장 계곡이 좋고 물이 많은 곳 같다. 그래서 하류에 메보로댐(目保呂ダム)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름이라 댐에는 생각보다 물이 많았다. 그리고 이내 닫는 곳은 메보로댐 마사공원(目保呂ダム 馬事公園)’이다. 이곳 쓰시마의 토종말 사육과 체험을 겸한 공원이다. 5시를 넘긴 시간, 벌써 퇴근을 했는지 조용하다. 차를 타고는 다시 물줄기를 따라 크게 한 바퀴 돌고는 아래로 더 내려가 큰 길로 돌아 니타(仁田), 미야마(深山), 사스나를 지나 히타카츠로 돌아왔다.

서둘러 돌아온 것은 오늘 밤에 있을 축제 행사의 메인인 불꽃놀이를 즐기기 위해서다. 급하게 닭요리로 식사를 마치고는 옥상에 올라 맥주를 한잔하면서 불꽃놀이를 감상했다. 830분부터 정확하게 20분 동안 수백발의 불꽃이 항구초입에서 올랐다.

고 선배는 그 사이 유카타(浴衣,일본의 전통 의상으로 여관에서 목욕을 한 후나 축제, , 불꽃놀이 할 때 주로 입는다)를 입고는 일본인 흉내를 내고 있었다. 나름 간지(かんじ,)가 났다.

여름밤에 특히 장관인 불꽃놀이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이런 축제를 해야만 사람이 모이고, 모여야만 소비가 된다. 이곳도 사람을 모으고 소비를 하기 위해 이런 행사를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다.

우리도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일 수 있는 행사를 자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름에는 강변에서 불꽃놀이를 하고, 차 없는 보행자 천국의 거리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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