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단속좀 안나왔음 좋겠어요"
겨울나기 노점상의 하루
| 기사입력 2013-01-23 17:32:07



23일 아침 부평구 부평3동의 2001아울렛 맞은편 도로위는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데 군고구마 아저씨의 노점상 사정을 들어보았다.



고구마 뻥튀기를 파신지 8년째이 정수근(70세 인천 서구 신현동 거주) 할아버지는 아침 9시반 부터 저녁 10시까지 연통에 손을 불며 하루를 보내신다.



하루종일 꼬박 일을 해도 하루에 2`3만원 건지기가 쉽지 않다며 "제발 단속이나 나오지 않았음 좋겠어요" 하시면서도 손은 고구마가 익었는지 통속의 고구마를 젓가락으로 연신 찔러 보면서 한숨을 쉰다.



"그렇다고 도둑질을 하는것도 아닌데 부지런히 이렇게라도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단속까지 나와서 그나마 벌금만 매기면 되는데 끌고 가버리면 구청까지 찾아가서 벌금은 벌금대로 내고 싣고 올 차를 물색해서 이래 저래 돈도 못벌고 너무 너무 맘이 상한다"며 아저씨는 8년째 이일을 하고 있지만 올핸 더 춥고 경기도 안좋다고 하셨다.



고구마도 가스를 쓰다보니 오른 가스값은 1주일에 한통씩 쓰는데 한달 20여만원이 든다고 하셨다.



곁에서 야쿠르트를 파시는 박모(57세 부평동) 아주머니는 "경제 살리기네 일자리 창출이네 하면서 용역까지 사서 노점상을 치우는 것이 단속? 하는 모양이 안좋다" "이렇게 라도 일하는것이 뭐가 그리 잘못된 것이가라고 묻고 싶다"고 하셨다.



나라에서 주는 노령 연금은 9만원이 채 안되니 애들에게 신세 안지고 할머니와 두 식구 살기엔 노점상이라도 해야 먹고 사는게 아닌가 라며 이 겨울 더 추운것은 단속반이 뜨는 것이라고 하셨다.



바로옆 붕어빵을 파시는 강모(53세 부평2동 거주) 아주머니도 주일에라도 한푼이라도 생활비에 보태려고 교회도 못가고 일하는데 단속반이 뜨면 정말 대통령께 "제발 단속좀 하지 말아달라 하소연 이라도 하고 싶다"고 얘기하는 도중에도 늘어나는 붕어빵은 말없이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는듯 했다. 꼭좀 우리 노점상의 하소연을 들어주면 좋겠다며 따뜻할때 먹으라며 건네주시는 붕어빵이 목에 걸린다.



진사성군 정도령이라는 격암유록의 단어가 생각이 난다.

올해엔 제발 아픈 사람도 없고 가난한 이도 없고 마음에 근심이 없는 해가 되었음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