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원 들인 최첨단 설비라더니 "화재·고장 잇따라"
서승만 | 기사입력 2019-01-21 00:32:04


[타임뉴스=서승만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신기술을 동원해 최첨단 화력발전소를 짓는다며 채 검증이 끝나지 않은 설비로 발전소를 건설했기 때문이다.

최첨단, 친환경 설비를 표방하며 건설된 화력발전소에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수시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직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런데 이 발전소를 운영중인 한국전력 자회사 남부발전은 제대로된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 삼척에 있는 한 화력발전소.

발전소 석탄 혼합 설비가 시커먼 연기를 뿜어낸다.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근무자는 "한 3번 정도 폭발을 했어요. 119나 직원들이 전혀 접근을 못했고 2차적인 진압은 거의 우리 직원들이 현장에서 진화를 하다시피 했어요."

이 발전소에서는 이 화재 보름 전에도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불이 났다.

이 두 번의 화재로, 발전소는 열흘 이상 제대로 가동되지 못했고 복구비만 38억원이 들었다.

이 석탄 화력발전소의 이름은 삼척그린파워.

한전 자회사인 남부발전 소속으로, 66만 가구가 한꺼번에 쓸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대형 발전소다.

세계 최초, 최대 규모 친환경 첨단 발전소를 표방하며 4조 원을 들여 지었고, 2016년 12월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 새로 지은 발전소에 화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남부발전은 삼척그린파워 발전소에 불이 난 건 4차례뿐이라고 밝혔지만 현장 근무자들은 최소한 서른 차례 이상 크고 작은 화재가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삼척그린파워 발전소 근무자의 말에 의하면 "크게 난 건 5~6건 이상 되고요. 잘게 현장에서 난 거는 진짜 뭐 손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수 십 건 이상 된다고 봅니다."

최신 화력 발전소, 겉모습 화려하지만 내부는 엉망이다.

특히 이 발전소는 연료비 절감을 명분으로 열량은 낮지만, 휘발 성분이 많은 저열량탄을 사용하고 있다. 직원들은 저질탄이라고 말하고 있다.

남부발전 직원은 "원체 저질탄이 들어오다 보니까 자연 발화가 굉장히 심합니다. 알아서 막 바스러지기도 하고 그러면서 그런 분진들이 발생을 하는 거죠. 그러면서 작은 불씨만 생기면 폭발하기도 하고…"

더 큰 문제는 보일러와 터빈 등 발전 핵심 설비의 잦은 고장이다.

삼척그린파워 발전소의 고장 정지 내역.

본격 가동 뒤인 2016년 12월 이후에만 보일러 등에서 20번 이상 고장이 나면서 118일, 넉 달 가량이나 발전소를 정상 가동하지 못했다.

남부발전에 이런 문제에 대해 물었지만 남부발전은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4조 원이 들어간 최첨단 발전소에서 끊이지 않는 화재와 고장 사고, 그리고 자메이카 전력공사에 투자된 의문의 3천억 원.

포스코에너지, 삼척 화력발전소 부지에 태양광발전소 설치 이유는?

포스코에너지의 삼척 포스파워 화력발전소 인근에 조성되는 태양광발전소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석탄’정책기조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던 포스코에너지가 사업 인ㆍ허가를 받기 위해 조건부로 태양광발전소 설치 항목을 사업계획안에 끼워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터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간 포스파워 삼척화전은 강원도 삼척 소재의 옛 동양시멘트 옛부지에 1050MW급 발전소 2기 규모로 조성된다.

총 사업비는 약 5조1587억원 규모로, 현재 1단계 발전사업예산(1721억원) 토지 프리미엄비용(2000억원) 동양종금CT 손실금(179억원) 시운전비(80억원) 등 약 5000억원 규모가 사업 예산으로 편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사업 인ㆍ허가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신재생투자비 명목의 336억원이 새롭게 추가 편성됐고, 이는 태양광발전소 설치 비용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앞서 포스파워는 화력발전소가 아닌 LNG발전소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가 올 초 포스파워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사업과 관련된 공사계획을 인가하면서 화력발전소 건설이 최종 확정됐다. 

LNG발전소로 전환하는 데 따른 매몰비용, 발전단가 등 투자손실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태양광발전소 설치가 대안으로 논의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화력발전사업 추진을 위한 명분 마련을 위해 신재생투자비를 추가로 편성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제는 태양광발전소 설립에 앞서 적절한 인ㆍ허가절차가 이뤄졌느냐는 점이다. 태양광발전소는 건설시 태양광에서 발생하는 빛으로 인해 인근 농작물 및 축사농가 피해는 물론, 태양광 폐패널(비소와 납 등 중금속)로 인한 극심한 환경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에너지와 같은 친환경 재생에너지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하지만, 단순히 사업 추진을 위한 명목으로 태양광에너지를 설치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7년 4월29일, 강원도 삼척그린파워 발전소에서 커다란 화재가 나 발전소 가동이 10일 이상 중단됐더누 적이 있었다. 이보다 보름 전에도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2016년 12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이 설비는 발전량이 2천㎿, 원자력발전소 2기 생산량을 자랑하는 거대 규모의 최첨단 석탄 화력발전소다. 운전비용을 낮추기 위해 이른바 저열량탄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 첨단 발전소에는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저열량탄은 휘발 성분이 많아 자연 발화가 더 잘 일어나기 때문. 발전소 측은 화재가 일어난 게 4번뿐이라고 밝혔지만, 현장 직원들은 커다란 화재가 최소한 30번 이상 발생했다고 증언한다.

가동 기간 2년 동안 발전에 차질이 빚어진 일수가 118일, 4달에 이른다. 

이 발전소의 건설비는 당초 3조2천억 원이었지만 설계 변경과 공사 지연 등으로 8천억 원이 많은 4조 원으로 늘어났다. 

이명박 정부 시절, 신기술을 동원해 최첨단 화력발전소를 짓는다며 채 검증이 끝나지 않은 설비로 발전소를 건설했기 때문이다.

발전 산업은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사업.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2015년 남동발전의 순이익은 1조4천억 원, 가장 이익이 적은 남부발전도 5천7백억 원을 이윤으로 남겼다. 

이 때문에 대기업은 발전 산업의 민영화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발전 산업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제고한다면서 16개에 이르는 민간 발전소를 무더기로 허가했다. 이에 따라 민간 발전소의 전기 생산용량은 전체 한국 발전 용량의 27%로 늘어났다. 

특히 24시간 가동하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사상 처음으로 허가했다. 민간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거둘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민간 발전소들은 전기를 생산하지 않아도 한국전력으로부터 ‘대기요금’이라는 발전 대금을 받는다. 

민간 발전소가 늘어남에 따라 2010년 2천억 원 규모였던 이 ‘대기요금’은 2017년엔 1조4천억 원에 이르렀다. 

발전 공기업의 소유권이 민간으로 넘어가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발전 산업의 민영화가 급격하게 진행된 셈이다.

발전사 내부에서 이런 사건들이 벌어지는 줄 몰랐다. 

알려지지 않은 채 안에서 곪아가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