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타임뉴스= 최영진 기자] "손님인데 내가 깎아야지. 글 쓰는 것도 좋아하는 데, 우리 딸이 나의 그걸 닮았는지. 문예창작을 했어요."
정겨운 그림과 사람냄새 가득 한 '해랑(諧朗) 갤러리' 허임순 작가를 만났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복숭아를 깎아 내어 주던 그는 눈길이 '일월오봉도' 그림에 향한 기자에게 그림에 대해 귀띔 했다.
"왕만 사용할 수 있는 그림 이에요. 일월오봉도는 병풍으로 해서 왕좌에 걸어놓았던 존귀한 그림이었어요."
이어 신선도 그림에 대해서도 설명이 이어졌다.
"이 그림은 인물 민화해서 처음 시도한 그림인데 지웠다가 다시 그리고 지웠다가 또다시 그리며, 원하는 표정이 오랜 시간 공 들인후 나온 그림이에요~"
이럼으로써 새로운 창작물을 꾸준히 만들고 있는 중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지만, 우선 내가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해요. 손도 맘대로 안될 수도 있고 건강도 전처럼 안될 수도 있겠지만 그리는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의 그림은 단순한 민화를 뛰어넘어 한국화 속에 그 당시 양반과 서민들의 일상을 익살스럽게 그려내 자연스럽게 녹아진 먹먹한 감동을 전해주기도 한다.
또한 이들이 나눈 따뜻한 정('情')을 알지 못하는 사이 그림을 통해 추억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허 작가는 "미술만 하는 사람은 먹고 살기가 힘들죠~ 평생 인정받지 못하고 쓰러질 수도 있고요"라고 운을 뗐다.
"'내가 시작을 하면 최소한으로 5년이고 6년이고 꾸준히 해보겠다'라고하는 의지가 필요해요. 아니면 하지말라고 해요. 그러나 정말 누군가가 그림을 그리는 걸 도와 달라고 하면 열정적으로 도와줄 거 같아요"
신진 작가 지망생들에 대해서도 재차 말했다.
"내가 정말 전적으로 하려면 창의적이어야 해요! 남의 그림을 담습만 하면 성공하지 못해요~ 자기가 창작물을 지어 먹어야만 하죠. 그런 의지 없이 장삿속이 되면 스스로에게 패(敗)하고 말기 때문이에요."
보고 또 보고 싶은 그림. 언제나 묵묵히 그 길을 가려면 어렵지만 그에게는 사람냄새에 그림을 사랑하는 마음이 묻혀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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