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_안성시 창작스튜디오
예술, 시골로 내려오다!
| 기사입력 2010-05-14 16:41:20

안성시 창작 스튜디오



시골 마을에 오려 붙인 작은 예술관 한 컷

따뜻한 햇볕과 쌀쌀한 바람이 함께 하는 5월 초, 4월까지 춘설에 황사에 몇십년만의 이상기온이라는 타이틀을 종종 접했던 불순한 기후였다. 이젠 거짓말처럼 낮이면 덥고 아침부터 제법 열기의 한 자락을 느낄 수 있다. 봄도 없이 여름으로 이어지는지 한낮이면 섭씨 25를 훌쩍 넘어, 어느새 그늘을 찾게 만드는 참 요상스런 날씨의 연속이다.

오전 고속도로 햇볕이 제법 따갑다. 남안성IC를 나와, 38번 국도에서 접어든 좁은 마을 길, 작고 앙증맞게 '안성시 창작 스튜디오'라는 이정표들이 꽃밭처럼 군데군데 모습을 보인다. 좁은 마을 도로로 100m쯤 지났을까, 시골의 풍경에 예술관 그림 하나 오려 붙인 듯한 풍경이 나타난다. '안성시 창작 스튜디오'다.



맞은 편엔 젖소들이 호기심에 찬 눈망울로, 모여드는 방문객들과 하나하나 눈을 마주친다. 축사 맞은편에 '창작 스튜디오'가 있다.

'창작 스튜디오'는 단순한 미술관을 넘어서 작가들의 생활공간과 작업실, 전시실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이다.



오픈식에 참석하는 방문객도 각양각색, 안성시청 관계자나 문화계 인사들은 물론, 쟁반을 든 할머니, 소쿠리를 든 아주머니, 자전거를 타고 가는 촌로부터 아이를 업은 이웃나라 각시들까지, 계층을 아우르는 동네 방문객들이, 벌써부터 '안성시 창작스튜디오'에 색다른 기대를 갖게 한다.

지난 4월 2일, 안성시청에서 2년 동안 준비해온 창작스튜디오 개관식이 열렸다. 안성시장 권한대행 양진철 부시장과 안성시청 마케팅담당관실 담당자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4인의 젊은 작가들, 여기에 각계각층의 문화예술관계자들, 그리고 몰려든 취재진들과 이곳이 삶의 터전인 농촌 마을 사람들이 하나되는 풍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시골로 온 예술가, 흙과 농부에게 말을 걸다.


밭을 매다 나와 손을 씻고 발을 털고 작품을 감상하러 갈 수 있는 곳,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과 농업이 주업인 농민들은 말 그대로 이웃사촌이다.

작가들이 이곳에 머무를 시간은 앞으로 1년에서 2년까지다. 총 2,294㎡의 규모에 2층은 입주작가들의 생활공간이며, 1층은 작업실과 전시실로 크게 나뉜다. 작업실과 전시실 등은 시에서 무료 유지 보수하여 주며, 작가들은 전기료나 수도세 등과 같은 기본적인 세금만 지불하고 전시 프로그램이나 홍보 등, 교류목적의 전시 행사 비용도 시에서 선택적으로 지원받는다.



안성창작스튜디오 1기 입주작가 대표, 김성대 작가는 "문화예술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안성에서 작업을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특히 안성유기를 재료로 작업을 하고 있는 만큼, 대외적인 기획전시를 통해 안성의 문화예술을 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대 입주작가 대표는 안성시의 특산물인 안성유기의 재료인 놋쇠를 재료로 사용하는 조각가로 금속 틈새에서 LED 조명을 발하는 독특한 작업으로 주목 받고 있으며, 왕성한 활동으로 매년 개인전을 개최해 왔다.



김성대 작가 이외에 다른 3명의 작가들도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신성(新星)들이다. 김동현 작가의 경우, 몬스터(Monster)를 소재로 평면 회화와 영상설치 등의 작업을 하고 있는 바, 안성 바우덕이 공연의 흥겨운 율동과 리듬을 인간 근원의 파동으로 표현하여, 안성의 창작 스튜디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안성시 창작 스튜디오, 소통의 미학을 향한 큐브

창작스튜디오는 규모와 유형에 따라 'Artist Community', 'Art Colony', 'Art-in-Residence' 등의3가지로 나뉜다. 국공립 기관에서 운영하는 곳으로는 문화관광부의 창동 및 국립미술스튜디오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논산 스튜디오가 있으며, 이 가운데 지자체 운영 창작스튜디오로는 청주시와 광주광역시, 진안군, 평창군 등이 있다. 여기에 이어 안성시의 창작 스튜디오는 지자체로는 전국에서 5번째다.



안성시 창작 스튜디오는 '소통의 공간'을 표방한다. 우선,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와 작가의 작업실이 있으니, '작가와 작품의 소통'이다. 두 번째는 '작가와 다른 작가의 소통'이다. 함께 시간과 공간을 나누며, 작가적 상상력과 감수성, 나아가 창조의 모티브의 배경이며 동시에 동지가 되는 깊은 소통이다. 마지막은 '마을 주민들과 예술이라는 거창한 화두와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소통'이다.



오픈식 때의 풍경에서 본 것처럼, 마을 주민들은 동네 안에 창작스튜디오가 만들어지고 멀리서 귀한 작가 분들이 온다는 사실에 꽤나 고무되어 있다. 그것은 행여, 부동산 가격이 오를까 해서 나오는 치기(稚氣)와는 거리가 멀다. 예술의 순수함과 주민들의 순수함은 어떻게든 서로 만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 소통의 경로를 우리가 알든 모르든 간에.

민/관/전문가가 함께하는 두리마을

안성시에서는 창작 스튜디오의 본격적인 가동 이후에 지역주민들을 위한 작가와의 다양한 소통 프로그램을 계획 중에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참여 미술 프로그램은 물론, 대학생 및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민연계 프로그램을 5월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안성시청 관계자는 "2년 동안 다른 지자체의 창작스튜디오 탐방은 물론, 미술, 건축, 행정, 전시업계 전문가들과의 20여 차례 이상의 협의 등을 거쳐, 삼고초려 끝에 오픈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기존 국내 창작스튜디오가 시민연계프로그램을 통해 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미술공간을 지향하고 있다면, 안성의 창작스튜디오는 주민의 삶 공간 안으로 창작 스튜디오가 깊숙이 들어가, 지역과 중심, 자연과 예술의 4자 소통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안성시의 창작 스튜디오는 시가 그동안 공들여 온 안성맞춤 살기좋은지역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민간과 정부, 전문가가 함께 하는 성과물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으며, 두레의 정신에 따라, 새로운 공동체의 이름도 '두리마을'이라고 지었다.



살기좋은지역만들기 사업은 각종 중앙언론매체를 통해 소개되는 등,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인정받아 점점 더 많은 인파들이 찾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창작스튜디오에서 작품을 감상하고는 자전거 길을 따라, 옹기체험장까지 자전거를 타는 프로그램이 기다린다. 자전거는 대여 가능하며, 옹기체험장에서 다양한 옹기제작을 직접 하고 내가 만든 작품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창작 스튜디오에서 옹기체험장까지의 거리는 600m, 시골의 봄풍경을 만끽하기에는 제격이다. 안성시는 창작스튜디오 오픈과 함께 안성시 조령천 예술공원, 창작스튜디오 광장, 플로랜드 등에서 작품 전시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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