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에서 조선시대까지 천여년간 존속했던 성주사지에서 소조불편 등 수백점의 유물이 출토돼 학계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출토된 유물은 조소불편, 자기류, 명문기와 등 수백점이며, 조사결과 건물지 2동과 구들, 석조시설, 담장열 등이 확인됐다.

(재)백제문화재연구원(원장 서오선)은 지난 9일 성주사지에서 제7차 발굴조사에 대한 자문위원 지도회의를 개최하고 출토된 유물을 공개했다.

이날 지도회의는 자문위원인 충남대 이강승, 박순발, 공주대 이남석, 한밭대 심정보 교수를 비롯한 발굴조사팀, 보령시 관계자, 문화유산해설사, 지역주민 등 80여명이 참석해 발굴유물과 발굴지를 둘러보고 그간의 발굴성과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금번 조사는 성주사지 7차 발굴조사로, 대상지역은 성주사지 동측 2,800㎡이며 백제문화재연구원에서 6월 5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수행하고 있다.

자문위원들은 현재 드러난 유구는 조선시대 것으로 보이며 성주사지의 외곽 담장열이 최초로 확인되었다는데 의의를 두었다.

또한 현 발굴층 아래 고려 및 그 이전 시기 유구가 발견되므로 대상지역 북측에 대해 심도 있는 추가 발굴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시 관계자는 “기존 발굴조사는 석탑 주변의 중심지에 국한되어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연차적 발굴조사를 통해 옛 성주사 전성기의 전체 권역을 규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주사지(사적 제307호)는 성주산 남쪽 기슭에 있는 9산선문의 하나인 성주사가 있던 자리다. 백제 법왕 때 처음 지어졌을 당시에는 오합사(烏合寺)라고 부르다가, 신라 문성왕때 당나라에서 돌아온 낭혜화상이 절을 크게 중창하면서 성주사라고 했다. 산골에 자리잡고 있는 절이지만 통일신라시대의 다른 절과는 달리 평지에 자리하는 가람의 형식을 택했다.

절터에는 남에서부터 차례로 중문처, 석등, 5층 석탑(보물 제19호), 금당건물과 그뒤에 동서로 나란히 서있는 동 삼층 석탑, 중앙 3층 석탑(보물 제20호), 서 3층 석탑(보물 제47호)이 있고 그 뒤에 강당이 자리하고 있다. 최치원의 사산비문 중 하나인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국보 제8호)도 절의 북서쪽에 있다.

성주사는 당대 최대의 사찰이었으며, 최치원이 쓴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는 신라 석비 중 가장 큰 작품으로 매우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