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타뉴스]경찰관은 한시가 급했다. 며칠을 걸려 만든 자전거안전판을 얼른 달아주고 싶었다. 이 시간에도 자전거는 다니고 있다. 위험은 언제어디든 있다.
얼마 전 자전거사고가 2건이나 났었던 어두운 도로를 순찰했다. 뒤뚱거리며 가는 모습도 가까이 가서야 보인다. 남학생이 앞에, 뒤에는 여학생이 타고 있다. 자전거를 세웠다. “학생 잠깐만! 이거하나 달아줄게"
할배는 이때만 되면 초조하고 불안하다. 손녀와 손자가 자전거 1대에 타고 학원에서 돌아올 시간이다. 도로는 어둡다. 차들은 씽씽 달린다. 할배는 후레쉬를 들고 따라 다닐 힘도 없다. 물체가 있음을 알려주는 안전용품이 있는지도 모른다.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뿐…….
“할배! 학원 갔다 왔니더!" “그래 잘 갔다 왔나. 그런데 이거는 뭐고" “경찰관 아저씨가 붙여 주던데! 자전거안전판이라고, 이거 붙여놓으면 100미터 앞에서도 보인데!" “맞다 이런 게 있구나" 할배는 찬찬히 훑어봤다.
자동차번호판 같다. 앞뒤가 불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한다. 멀리서도 잘 보이겠다. 비가와도 괜찮겠다. 그런데 플라스틱 끈이 짐받이위로 튀어나와 있다. “보~자! 펜치 어디 있더라, 아이고! 경찰관이 이런 일도 하 네……."
경찰관은 급한 마음에 연장을 준비하지 못했다. 자전거안전판을 묶은 케이블타이가 길게 짐받이위로 올라와 있었던 것이 마음에 걸린다. “좀 보기 좋게 달아놓지!" 짜증날 수도 있겠다. 연장을 챙겨 어제와 같은 시간에 거기서 기다렸다.
둘이 탄 자전거가 온다. “얘들아 ~ 반갑다. 어! 이거 누가 이렇게 깔끔하게 해놓았지?" “네가 했나?, 나도 안했는데. 그럼 할배가 했나부다!" 할배의 마음이 전해온다. 할배요! 우리 진심이 통한 것 맞죠? 글=영덕서 112종합상황팀장 지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