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남해군, 드러나는 IGCC의 허구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박한 | 기사입력 2015-07-01 18:57:32
[남해환경운동 의장 조세윤] 얼마 전 경남 모 지역신문 1면에 걸린 ‘신재생 에너지 산단, 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반영되나? 산자부 “석탄화력 줄이고 신재생 발전비중 높인다." ** IGCC계획 최종반영 가능성, 긍정적 기조변화, 7차 전력계획 건설의향 접수에 IGCC 포함, 계획반영 ’청신호‘ 등의 기사 제목을 보면서 평생 환경운동을 해온 사람으로서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고 어처구니가 없어 몇 자 적어본다.

몇 해 전 서부 경남의 한 자치단체는 미래 생태자원의 가치를 위해 엄청난 기금과 보상금을 포기하고 4천 메가 규모의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군민투표를 통해 막아내었다는 자부심에 한숨을 돌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IGCC라는 괴물이 나타나 지역을 들끓게 하기 시작했다. 군민 75.8%가 IGCC 발전소 건설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들면서 국회의원도, 군수, 군의원도 지역의 거의 모든 지도자들이 발전소 유치를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발전소가 들어오지 않으면 마치 자치단체가 망하기라도 하는 양 군수나 국회의원, 군의원들이 발전소 건설을 따내지 못하면 다음 선거는 어림없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누가 군민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무엇이 지혜롭고 슬기로운 지역민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지금 이 분위기에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면 멍석말이를 당할 판이다. 주변 눈들에 핏발이 서 있다.

그래도 이 발전소는 안 된다! 아니 처음부터 안 되는 일이었다. 우리는 상대적 박탈감에 혹은 출세를 위하여 무슨 짓이라도 벌이고자 하는 저들이 펼쳐놓은 망에 집단적으로 걸려들어 허우적거리고 있다. 나는 이제부터 맞아죽을 각오다. 함께 맞아죽을 각오가 아니라면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사태를 정확하게 판단하라는 의미에서 이 칼럼을 적어내려 가고 있다.

지난 3월 감사원에서 발표한 ‘공공기관경영관리실태(한전 및 6개 발전자회사)특정감사 결과보고서 중에서 이 지역과 관련이 있는 IGCC 부분을 발췌하여 원문을 그대로 옮긴다.

1-(3) 한국형 300MW급 IGCC 실증 플랜트 기술개발사업 추진 부적정.

“석탄 화력발전소보다 효율이 떨어져 온실가스 저감효과도 없는 IGCC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여 사업비 낭비 및 전기요금 인상 우려"

한국서부발전주식회사(이하 한국서부발전)에서 2006. 12. 22.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과 “한국형 300MW급 IGCC 실증 플랜트 종합 설계, 제작 및 건설기술개발(이하 1차 2과제)" 협약과 2011. 2. 18. “한국형 300MW급 IGCC 실증플랜트 종합 설계 제작 및 건설기술개발(이하 2차 2과제라 한다) 협약 (총사업비 1조 3,859억 원)을 체결한 후 2016. 11. 30.까지 총 1조 4,376억 원을 투입하여 태안화력본부에 한국형 300MW급 IGCC 실증플랜트를 건설하는 사업(이하 "IGCC사업“이라한다)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에서 2006. 12. 8. 및 2011. 2. 18. 각각 작성한 1차 2과제 및 2차 2과제 사업계획서와 한국개발연구원에서 2010. 9. 30. 작성한 한국형 300MW급 IGCC 실증플랜트 기술개발사업 예비타당성 보고서 등에 따르면 IGCC 사업은 종합효율 42% 이상, 질소산화물 30PPm 및 황산화물 15PPm 이하의 기술개발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같은 규격의 석탄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보다 종합효율이 2% 정도 높아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더라도 석탄을 덜 사용하고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등 경제성과 환경성이 우수하여 추진하는 사업으로 되어있다.

한편 한국서부발전에서 2003. 9. 30. **과 계약하여 2007. 2. 28. 준공 운영 중인 500MW급 태안 7호기 석탄화력 발전소의 계약서 기준 보증치 효율은 41.94%이고 배관 손실 등 각종 손실을 고려한 종합효율은 40.69%이며 설계 최적 조건이 아닌 일반조건에서 실제 측정한 태한 7호기의 종합효율은 40.15%이다. 그리고 IGCC 실증플랜트 기술개발사업의 기술개발목표인 질소산화물 30PPm 및 황산화물 15PPm 이하는 기존 화력발전소에서 탈질설비, 탈황설비를 설치하여 이미 달성하고 있는 기술이었다.

또한 한국서부발전에서 1차 2과제를 추진하고 있던 2008, 4, 1, IGCC 사업의 핵심공정인 가스화 공정을 위한 입찰 회사들의 기술입찰서를 평사하면서 그들이 제출한 기술입찰서를 기준으로 효율을 산정하면 보증치 효율이 37.6%에 불과하여 기술개발 목표(종합효율 42% 이상)를 달성하기 어렵고 기술이전도 받을 수 없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아울러 같은 해 4월 4일 산업통상부 주관으로 IGCC 효율에 대한 회의 후 결과에 따라 같은 해 4월 22일 입찰 회사들로부터 최종 성능 보증치를 반영한 기술입찰서를 다시 받았으나 보증치 효율이 40.19%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기타 손실이 반영되면 실제 종합효율은 더 떨어져 IGCC 사업의 기술개발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더욱이 설계 최적 조건 기준으로 제시된 위 보증치 효율(40.1%)은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인 태안 7호기의 보증치 효율(41,94%)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일반 조건에서 운영된 실제종합효율(40.15%)보다 낮다. 그런데도 위 회사에서는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거나 기술검토도 하지 않은 채 IGCC 종합설계를 통해 시스템을 최적으로 설계하거나 최신 기자재를 설치하면 목표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 후, 2008. 10. 20. 가스공정화 입찰사인 ##와 “태안 IGCC #1 가스화플랜트 공정기술 실시권 허여(許與) 및 설계패키지 공급"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다시 2010. 3. 31. 1차 2과제 종료 후 최종 보고서와 2차 2과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한국에너지 기술평가원’에 제출하면서 보증치 효율(40,1%)이 태안 7호기의 실제 종합효율보다 낮다는 사실과 기술개발목표달성이 어렵다는 사실은 기재하지 않는 채 설계치 효율이 **사 가스터빈을 적용하면 41.12%가 되고 ##사 가스터빈을 적용하면 41.05%가 되는 것으로 12차 2과제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였고,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의 종합효율은 38-40% 수준인 반면 IGCC의 종합효율은 42%에 달하는 것으로 사실과 다른 2차 2과제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후 전담기관에 제출하여 2010. 6. 22. 전담기관으로부터 2차 기술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또한 2010. 4. 13. 한국개발연구원으로부터 “한국형 300MW급 IGCC 실증플랜트 기술개발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을 때와 같은 해 11. 10. IGCC 건설기본계획(안)을 이사회에 심의, 의결 받을 때에도 보증치 효율이 태안 7호기의 실제 종합효율보다 낮다는 사실과 기술개발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사실을 한국개발연구원에 알려주거나 이사들에게 보고하지 않아 한국개발연구원은 열교환기를 추가로 설치할 경우 종합효율 42% 이상은 달성 할 것으로 판단한 후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제안하게 되었고 이사회에서는 IGCC건설기본계획(안)을 의결하게 되었다.

그 결과 2011. 2. 18. 2차 2과제 협약을 체결한 후 시스템 최적 설계 및 최신 기자재 설치 등을 반영하여 주기기 및 보조기기 구매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계약 보증치 효율이 40.103%에 불과하여 기술개발 목표(종합효율 42%이상)에 미달하는 IGCC를 건설하고 있다.

같은 용량의 석탄 화력발전소보다 9,719억 원의 건설비와 8,903억 원의 운영비(30년 기준)가 더 소요되는 것이다.

조치할 사항

한국서부발전주식회사 사장은

1. 앞으로 한국형 300MW급 IGCC 실증플랜트 기술개발사업과 같이 기초기술개발 사업이 아닌 실증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할 때에는 연구개발 목표 달성 가능성을 확인한 후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고

2.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하시기 바랍니다.(주의)

이상이 지난 3월 감사원의 “공공기관 경영관리실태(한전 및 6개 발전자회사) 특정감사" 보고서 내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 동네 사람들은 저 IGCC에 목을 매고 있다.

소위 평생 환경운동을 해온 사람으로서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눈을 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마찬가지다. 지도자들이 이러한 보고서에 대한 내용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말하지 않았다면 이는 대 군민을 상대로 한 집단 사기극인 것이다. 이를 알고도 눈앞의 커다란 미끼를 덥석 받아 문다면 이 지역이 사는 것이 아니라 죽은 거나 매한가지인 것이다.

요즘 메르스 사태로 인해 나라가 온통 불신으로 뒤덮여 있다. 초기에 올바르게 대응했다면 나라가 이 꼴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번 피어오른 불신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는다. ‘옛말 틀린 말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