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에서 하얀 실험복을 벗어 던지고 10시경에 요셉의 집에 도착한 10여명의 연구원들은 앞치마를 두르고 배식조와 설거지조로 나눈다. 우선 음식을 다듬고 식사 준비를 도와준 후 배식이 시작되자 반은 주방 안에서, 반은 식당에서 각자 자기 직분을 다한다. 밥퍼 봉사와 설거지, 마무리 청소까지 마친 연구원들은 고단한 몸을 이끌고 다시 오후에는 연구 현장으로 복귀하였다.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날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문제에 대하여 세계적, 국민적 관심을 고취시키고, 노인에 대한 공경과 감사한 마음을 새기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다. 원래 UN이 정한 세계 노인의 날은 10월 1일이지만 우리나라는 국군의 날과 중복되어 다음날인 10월 2일로 정하였다.
그러나 이날을 기억하고 소외받은 노인들을 위한 행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한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은 현실 속에서도 무료급식소에서 묵묵히 음식을 준비하고 배식하는 자원봉사자들과 이름 모를 후원자들이 바로 이 세상을 밝히는 등불인 셈이다.
‘요셉의 집’에는 약 90여명의 홀로 사는 노인이나 노숙자들이 100원을 내고 점심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100원의 참뜻은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자존감을 살려 주려는 배려다. 그저 얻어먹는 것이 아니라 돈을 내고 먹는다는 당당함을 심어 주려는 의도다. 또 하나는 동전 수를 헤아려서 음식을 드시는 분들의 숫자를 파악한다.
화학硏 이동구 박사는 “노인의 날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참 많다. 학교에서도 전혀 이런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선생님도 모른다. 그래서야 어찌 아이들에게 孝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느냐”라고 반문하며 “누구나 언젠가는 노인이 된다. 오늘 젊은 연구원들은 孝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사회공헌 정신을 배우게 되어 기쁘다. 우리 모두 마음 속에 은총이라는 선물을 가득 안고 돌아가는 기분이다”며 즐거워했다.
이번이 2번째 봉사 방문이라는 이혜련 박사는 “노력봉사를 하노라면 많이 힘들지만 올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 오늘 힘들어하시는 어르신들을 뵈니 얼마 전 추석 때 뵌 할아버지, 할머니와 부모님 생각이 더 난다”며 다음 봉사에도 꼭 다시 찾을 것을 다짐하였다.
울산이 최초로 유치한 국가연구소이기도 한 한국화학연구원은 매년 소외받는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하얀 실험복의 R&D(연구개발)와 앞치마 두른 봉사활동으로 가을과 함께 더욱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선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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