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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의 한글 지명

【울산 = 김성호】 산업화에 따라 지명도 바뀌고 있지만 울산 동구에는 아직도 한글 지명이 남아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동구 방어동 일대를 일컫는 지명인 ‘꽃바위’와

전하동의 옛 지명인 ‘바드래’이다. 두 지명은 각각 ‘꽃바위문화관’과 ‘바드래문화관’ 등 동구가 운영하는 문화관의 명칭으로도 쓰이고 있다.

동구 방어동 일대를 일컫는 지명인 ‘꽃바위’를 꽃무늬가 새겨져 있거나 꽃이 피어난 바위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 어원을 따져보면 여러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꽃바위의 ‘꽃’은 바다로 깊숙이 돌출된 지형을 나타내는 옛말인 ‘곶’을 나타낸다. 즉 ‘꽃바위’는 바다를 향해 쭉 뻗어 나온 바위라는 뜻이 있다. 그런데 옛날에는 ‘꽃’을 ‘곶’으로 표기하기도 했기 때문에 ‘꽃바위’에는 꽃처럼 아름다운 바위라는 뜻과 돌출된 지형의 바위라는 두가지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꽃바위의 어원은 동구의 아름다운 풍경을 꼽은 방어진 12경 가운데 하나인 ‘화암만조(花’岩晩潮)‘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화암만조는 방어진 앞바다에 밀물이 들어와 만조가 되었을 때 파도가 출렁이며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꽃바위(화암)의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한 단어이다. ‘꽃바위’는 동구의 방어동 지역의 아름다운 해안경관을 잘 나타낸 지명인 셈이다.

전하동의 옛 지명인 ‘바드래’는 현대중공업이 입지하기 전에 해안가였던 이 일대의 지리적 특성을 담은 지명이다. ‘바드래’의 ‘바드’는 바다를 뜻한다. 옛날에는 바다를 ‘바들(바달)’ 또는 ‘바래’로 표기했는데 여기에 처소격 조사인 ‘~에’가 붙어서 변형된 이름이 ‘바드래’이다. 간혹 현재 전하동의 한자 표기인 ‘田下’를 보고 ‘바드래’를 ‘밭 아래 마을’로 추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바닷가 마을’ 인 셈이다. ‘바드래’는 ‘전하동’으로 바뀌었지만 동구 전하동의 ‘바드래문화관’과 여름철 물놀이 명소인 ‘바드래공원’에 옛 지명의 흔적이 남아있다.

동구지역의 공원 이름 가운데 요즘 쓰지 않는 단어가 담긴 특이한 지명이 많다. 대부분 택지개발과 도로조성 등으로 사라져버린 옛 마을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들이다.

방어동 후릉공원의 이름은 지금 방어동 일대의 ‘벋틈’에서 ‘문재’로 넘어 가는 고개 길인 ‘후릉고개’에서 유래됐다. 가파른 벼랑길을 말하는 ‘구릉고개’가 ‘후릉고개’로 변한 것인데 고개는 사라지고 지금은 주택지로 변했다.

일산동 번덕공원은 이 일대 자연부락인 ‘번덕마을’에서 유래됐다. 조선시대 목장동의 한 켠에 자리하던 마을인데 목장이 폐지되면서 일산동에 편입한 지역으로, 펑퍼짐한 지역을 일러 ‘뻔더기’라 부르던 순우리말 지명을 한자명으로 쓴 것이 ‘번덕(番德)’이다.

대송동의 갓안공원은 이 일대 택지조성 전에 있던 마을인 ‘갓안마을’에서 유래된 것으로 ‘갓안’은 ‘산속’을 뜻한다. 대송동 ‘댄밖공원’은 ‘된박마을’에서 유래된 것인데, ‘돌다’는 뜻의 관형형 ‘됨’과 산의 옛말인 ‘박’을 붙여 산을 돌아드는 곳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동부동 쟁골공원은, 남목에 있었던 쟁골마을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쟁골’은 산을 뜻하는 ‘재’와 마을을 뜻하는 ‘골’ 사이에 연결사 ‘애’가 붙어 ‘재애골’이 되고, 이 말이 ‘쟁골’로 바뀐 것이다.

동구문화원 지역사연구소 장세동 소장은 “옛 지명은 우리 동구의 지리환경과 역사, 문화를 유추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옛 지명은 우리 지역의 역사를 담은 또 하나의 기록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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