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홍대인 기자]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 절하고 대문 밖을 나설 때..."

대한민국에서 군에 갔다 온 사람이라면 다들 아는 노래 가사 말 이란 생각이 든다.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앞 구절이다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옛 훈련소 입소 당시 나의 어리숙한하고 어색한 짧은 머리가 생생하게 떠오른다.

우리나라는 6ㆍ25전쟁정전 이후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분단된 상황과 국방비부담 등을 고려하여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징병제 때문에 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남자라면 가족 및 친구들이 있는 일상에서 잠시 떨어져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훈련병에서 이등병, 일병을 거치며 군대에 적응하고, 소위 칼 각을 잡은 군복을 차려 입고 휴가를 나오는 날엔 뿌듯함과 자부심은 잠시, 주위에서는 불쌍한 군인이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아마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의 가족과 국민을 지킨다는 신념으로 국토방위에 힘쓰고 있는 우리 군 장병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격리된 생활 과 누리지 못한 자유가 아니라, 사회에서 불쌍한 시선으로 군 장병을 바라보는 일부 잘못된 사람들이 시선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한창 젊은 나이에 군대에 입대해 국토방위를 위해 땀을 쏟고,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여 불철주야 철책 선을 지키며, 우리의 가족, 친구 그리고 국민들이 전쟁의 불안에서 편하게 생활 할 수 있도록 우리의 안보를 철통같이 지켜 주고 있다

하지만 한창 자신의 스펙과 직업선택을 고려해야할 나이에 2년간의 군 생활 끝에 남는 건 허탈하기에 그지없다.

군 생활 때문에 자신이 군에 가지 않은 친구들 보다 사회에 뒤쳐져 있었다는 생각에 비해 혜택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모든 직장에서 군 경력 호봉인정을 해준다면야 좋겠지만 권장사항이기 때문에 그저 공공기관과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그 혜택을 누릴 수 없다고 봐야한다. 과거 공무원시험 가점 제도가 있었으나 그마저도 위헌 결정으로 폐지되었다

아마도 전역 후 사회지원 때문인지 예비군들은 현역장병들에게 더욱 불쌍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또한 군대는 육체적 훈련이 주 업무이기 때문에 젊은 장병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하다 보니 심한 피라미드 구조를 하고 있다. 이러한 조직 구조 때문에 중ㆍ장기(5년~20년) 퇴직군인들이 한창 자녀들을 키우고 활발한 경제활동을 할 나이에 계급 정년 때문에 퇴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렇게 퇴직한 군인들은 ‘작년 기준으로 사회에서 재취업률이 60% 정도도 미치지 못한게대한민국 제대군인들의 현실이다.

국가보훈처에서는 제대군인 센터를 통해 젊은 시절 국방에 힘쓰고 성실하게 군복무에 임했던 중·장기제대군인들을 위해 다양한 재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을 펼치고 있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지원효과는 아직 미비한 편이다.

미국의 경우 복무 중 일부 봉급을 공제하여 퇴직 후 대학 및 대학원 학비 을 지원하고 프랑스, 호수 캐나다의 경우 퇴직군인 고용과 훈련서비스 체계가 잘 구축되어 퇴직 후 90%의 재취업률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대군인의 사회복귀 및 재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제대군인을 바라보는 사회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토방위와 한반도 평화 그리고 국민들을 위해 젊음과 열정을 군에 쏟은 퇴직군인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부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제대군인을 만드는 것이야 말로 현역장병의 사기를 진작시켜 국가안보의 튼튼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고 한반도의 불안한 안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