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 결정에 손을 들어주면서 주 의원의 경선 합류가 사실상 무산된 분위기다. 하지만 법원조차 공천 과정의 불투명성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밀실 공천’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권성수 수석부장판사)는 3일 주호영 의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공천배제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공천은 징계처분 등과 달리 고도의 정치적 의사결정이므로 정당 활동의 자율성 보장이 강하게 요구되는 영역”이라며 “다소 불합리하거나 공정성에 의문이 있다는 사유만으로 무효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즉, 정당 내부의 판단 기준이 객관적 합리성을 ‘현저히’ 잃지 않는 한 사법부가 개입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주목할 점은 재판부가 국민의힘 공관위의 심사 과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반대표와 기권표 수조차 기재되지 않은 부실한 회의록 ,찬성표 확인 대신 반대 의견을 소거하는 식의 이례적 표결 방식 ,일부 위원의 논의 불참 후 표결만 참여한 정황 등을 언급하며 “적법한 표결 절차인지 의문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기각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선 “당규에 구체적인 표결·집계 방법이나 회의록 작성 의무가 명시되지 않았고, 위원장이 반대 의견 유무를 물어 정리한 것이 무효라고 볼 정도의 중대하고 명백한 위법으로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법원 결정 직후 주호영 의원은 즉각 유감을 표명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주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앞서 김영환 충북지사에 대한 가처분 인용 결정과 비교해 볼 때 이번 판단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 결정대로라면 정당은 절차만 대충 맞추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도록 길이 열린 셈”이라며 “결정문을 세밀히 분석해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지만, 이번 공천이 당원과 시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절차였는지는 끝까지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각 결정으로 국민의힘은 주호영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 간의 경선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공관위는 앞서 주 의원과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등을 컷오프하고 6인 예비경선 체제를 확정한 바 있다.
법원은 '정당의 자율성'이라는 방패를 인정해주었지만, 그 방패 뒤에 가려진 '부실한 회의록'과 '주먹구구식 표결'이라는 뼈아픈 지적을 남겼다.
주호영 의원의 반발처럼 정당이 공천이라는 미명 하에 민주적 절차를 경시해도 된다는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닌지, 이번 판결이 향후 지방선거 공천 문화에 어떤 이정표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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