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입 냄새, 고민 말고 알려주세요!
당뇨, 신부전증 등 전신 질환 징후 일수도
홍대인 | 기사입력 2014-03-12 15:16:27
[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평상시에 이도 열심히 닦고 나름 관리도 해왔기 때문에 전혀 이상을 못 느꼈습니다.”

회사원 최 모 씨(32)는 요즘 말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제법 가까이 지내왔던 직장 동료에게 충격적인 실언을 전해들은 것.

“조심스럽게 얘기했어요. 입 냄새가 심하게 나는데 치료를 받아봐야 하지 않겠냐고 하더군요. 처음엔 수치스럽고 불쾌했는데, 나도 모르게 점점 신경이 쓰였습니다. 남들과 대화하면서도 계속 의식하게 되고, 결국 병원을 찾게 됐습니다.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나니 솔직하게 얘기해준 동료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더군요.”

일명 ‘구취’라 일컫는 입 냄새는 수 천 년 전부터 인류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유대인의 교육서인 ‘탈무드’에는 입 냄새가 심한 아내와는 이혼해도 좋다는 랍비의 판결이 실려 있고, 기원전 5세기경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의 저서에도 입 냄새가 언급되어있다.

▲국민 60% 가량이 경험… 정작 본인은 모른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입 냄새는 국민의 60% 가량이 경험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특히 복잡하고 밀집된 공간에서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입 냄새는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냄새를 풍기는 자신까지 위축시키는 경우가 많아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자신이 입 냄새를 갖고 있는 경우는 물론, 이를 옆에서 지켜보아야 하는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모두가 입장과 정도는 다르지만 고민은 같다. 하지만 자신의 입 냄새를 모르고 있는 사람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뒤늦게, 또는 우연히 자신의 입 냄새를 자신이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을지대학교병원 치과 김경아 교수는 “건강한 사람도 누구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따름이지 대부분 입 냄새를 갖고 있다”며 “입 냄새를 갖고 있는 주위의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 사실을 알려주어 치료받게 하는 것이 그를 아끼는 주위 사람들의 책임”이라고 조언한다.

▲입 냄새를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

입 냄새가 나는 가장 흔한 경우는 아침에 잠에서 깬 뒤이다. 이는 자는 도중에 침 분비량이 줄거나 거의 없어 입안이 마르기 때문이다. 물론 잠자기 전에 칫솔질을 하지 않았거나, 구석구석 제대로 칫솔질을 하지 않아 입 속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가 밤새 부패하면서 냄새가 심해질 수도 있다.

입 냄새를 유발하는 음식으로는 커피, 초콜릿 등이 있으며, 이 밖에도 파, 양파, 마늘, 달걀, 치즈 등과 같은 음식물을 먹고 난 뒤 그 찌꺼기가 입안에 남아있는 경우에도 심한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공복 시에도 특유의 입 냄새가 날 수 있는데, 이는 뱃속이 비었을 때 침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세균을 없애는 자정 능력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큼한 냄새는 비어 있는 위장에서 위산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나는 위산의 냄새라고 볼 수 있다.

구강 질환이 입 냄새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치과 김경아 교수는 “입 냄새의 가장 흔한 원인은 치주염을 앓고 있을 때인데, 염증 때문에 입안으로 흘러나온 염증 분비물 등이 문제가 되는 경우”라고 설명한다.

이밖에도 월경, 흡연, 폐를 통해 배출되는 약물 섭취 때에도 생리적으로 구취가 발생할 수 있다.

▲입 냄새, 전신질환 나타내는 징후일수도

매우 드문 일이긴 하지만 입 냄새가 심할 경우 전신질환을 나타내는 징후가 될 수 있다. 즉, 당뇨병이나 신부전증, 간 질환 등 내과질환이나 만성 축농증, 인후질환 등 이비인후과질환에 의해서도 입 냄새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입에서만 냄새가 나는 구강질환과는 달리 입을 다물고 코로 숨을 내쉴 때 특히 냄새가 많이 나는 특징이 있다. 냄새 역시 조금씩 다른데, 보통 급성 간경변 환자에서는 계란이나 버섯이 썩는 냄새 같은 구린내가 나고, 당뇨환자들은 시큼하면서도 달콤한 냄새가, 신부전증환자는 소변냄새 같은 지린내가 풍긴다.

따라서 자각증세를 느끼게 되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길 권한다.

▲꼼꼼한 칫솔질, 입 냄새 예방의 기본!

입 냄새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칫솔질이 기본이다. 을지대학교병원 치과 김경아 교수는 “어금니뿐 아니라 잇몸 안쪽까지 구석구석 꼼꼼하게 하고, 혀 뒷부분에서 입 냄새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혀도 깨끗이 닦아줘야 한다”고 설명한다.

치간 칫솔이나 치실 등을 써서 치아 사이사이에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틀니를 하고 있거나 치아에 다른 보철물이 있을 때는 깨끗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입 냄새가 심하게 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구강건조증 등으로 인해 침 분비량이 매우 적은 경우에는 물을 자주 마시고, 입안을 물로 자주 헹궈주어야 한다. 만약 입 안이 텁텁하고 건조함을 느낀다면 1~2분동안 무설탕 껌을 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신의 냄새를 알고 있더라도 혼자 고민하며 갖은 애를 써보는 경우는 흔해도, 정작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입 냄새를 자각한 동시에 이를 질병으로 여기고 스스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문제를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조절하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냄새가 나면 그 때마다 말해주도록 부탁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은 필수이며, 스케일링은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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