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기고] 헴프건축자재 산업의 전망은 어떠한가?④
남재선 | 기사입력 2021-02-24 18:15:17

[안동타임뉴스=남재선 기자] 헴프(Hemp)는 건축용 자재로 매우 이상적이다. 친환경적이면서 내구성이 뛰어나고 가공이 용이하다. 헴프 속대를 이용해 지붕타일, 섬유보드, 단열재, 벽돌, 콘크리트 등 건축자재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헴프 소재의 건축자재는 집을 짓는 제조공정에서 목재, 콘크리트, 강철 등 기존에 쓰였던 건축자재들보다 공정 과정에서 에너지를 더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이번에는 헴프를 활용한 건축자재에 대해 알아보고, 친환경 건축·건설 산업의 미래를 전망해 본다

헴프크리트(Hempcrete)는 대마 줄기에서 의류용 섬유를 채취하고 난 속대를 석회 및 물과 혼합해 만든 녹색건축자재이다. 일반 콘크리트와 달리 무독성, 통기성, 내화성이 좋고, 가벼운데다 수분조절 기능까지 있어 단열재로 많이 쓰인다.

헴프크리트는 높은 다공성과 증기투과성, 낮은 밀도와 열전도율을 가지는데, 이러한 장점과 더불어 식물기반의 원료이기 때문에 녹색건축자재로서 경제성도 매우 높은 건축자재로 평가받는다.

기존 건축자재들은 석유화학 산업의 부산물로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독성물질이 많다는 주장이 있다. 이러한 자재로 지어진 건축물들은 대기 중으로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데, 이러한 대기오염의 문제를 헴프크리트로 해결할 수 있다. 헴프크리트를 건축자재로 활용하면 할수록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으며, 심지어 헴프를 재배하게 됨으로써 탄소배출권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장점이다.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할 경우 UN에선 이를 심사·평가해 일정량의 탄소배출권(CER)을 부여한다. 이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이라 한다. CDM은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있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투자·시행한 사업에서 발생한 감축분을 선진국의 감축실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로,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있는 선진국에게는 비용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개발도상국에게는 환경·기술·경제적 지원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사업 체계이다.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 스스로도 CDM 사업을 실시해 탄소배출권을 얻을 수 있는데 한국이 이에 해당한다.

신소재인 헴프크리트는 석회와 혼합되어 블록과 패널 형태의 고체로 경화시켜 콘크리트처럼 쓰는 건축자재이다. 매년 인간이 생성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8%를 차지하는 일반 콘크리트와 달리 헴프크리트는 이산화탄소를 격리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헴프크리트는 세제곱 미터당 3개의 냉장고가 연간 배출하는 탄소량에 해당하는 307kg의 이산화탄소를 격리할 수 있다.

헴프크리트는 1960년대부터 유럽과 호주에서 대체 건축자재로 사용되어왔다. 현재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 벨기에, 아일랜드, 네덜란드, 이탈리아, 호주 등의 국가에선 실제 헴프크리트를 활용해 건물을 짓고 있다.

헴프를 사용한 건축자재는 비용 면에서 효과적이며, 지속가능한 소재라는 것이 인식되어지면서 건축자재로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내·외부 벽에 사용할 경우 내구성이 높아지고, 단열재이기 때문에 에너지 비용을 줄이면서 장기적으로는 유지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헴프는 작물 재배 단계에서 자연적으로 헥타르 당 약 22톤의 이산화탄소를 사용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헴프 건축자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석회화되면서 건물 스스로 탄소를 계속적으로 격리한다는 것이다.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벽이 더욱 단단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의 연구에 따르면, 헴프 석회벽의 수명은 약 600~ 800년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헴프크리트는 건설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콘크리트는 새로운 건물의 건설로 인한 기존건물의 철거로 생기는 건설 폐기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 환경보호국은 2015년 한 해 미국에서만 2,300만 톤의 콘크리트폐기물이 생성되었다고 추정하였다.

헴프는 건물의 구조재로는 사용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콘크리트를 사용했던 벽의 비구조적 요소를 대체한다. 즉, 건물건축 잔해의 약 8%를 차지하는 건식 벽체 및 석고와 같은 일반적인 건축 자재 대신 사용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헴프건축자재를 활용해 집을 지은 사례가 단 몇 건에 불과하다. 그것은 헴프재배량이 적어서 기존의 건축자재보다 몇 배나 비싼 이유에서다. 하지만 헴프건축자재 산업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헴프건축자재의 가용성의 문재 또한 헴프 건축자재산업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이다. 현재는 안동을 비롯해 국내 헴프 건축자재 가공공장이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지난 2018년 미국에선 헴프농업법을 제정하여 헴프의 광범위한 재배를 허용하였기 때문에 미국 내 헴프 건축자재 산업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헴프 생산량이 많아지면 건축 자재의 비용을 줄여 건축물의 건설비용도 낮출 수 있고, 나아가 지역의 헴프농업의 활성화를 넘어 자연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미국의 새로운 바이든 행정부가 탈탄소화를 추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시기에 우리 대한민국도 친환경적인 헴프건축자재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산업기반을 조성하는 등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동시의회 손광영 문화복지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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