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2025년 3월 26일, 민선8기 취임 1,000일을 맞은 이장우 대전시장.
그의 정치 인생이든 시정 철학이든, 모든 것을 요약하는 데 있어 ‘전투’라는 단어는 꽤나 적절하다. 그는 지난 1,000일을 “전략을 세우고, 치열하게 달리고, 집요하게 설득한 시간"이라고 정의한다.
이장우 시장을 만났다. 그는 피로한 기색 속에서도 특유의 강한 말투로 “몸을 혹사했다"는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그만큼 많은 것을 이뤘다는 자신감도 뚜렷했다.
▲방위사업청 이전, “대전이 방산 수도로 도약할 기반 열었다"
“방사청 이전은 한 마디로 국가산업의 흐름을 대전으로 돌린 겁니다."
이 시장이 가장 먼저 언급한 건 방위사업청의 대전 이전이었다. 연간 17조 원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고, 1,600여 명이 근무하는 방위산업 컨트롤 타워의 대전 이전은 지역경제에 파괴력 있는 영향을 미친다.
이미 지난해 7월 일부 조직이 월평동에 이전했으며, 이달 11일 21층 규모의 신청사 기공식까지 마쳤다. 2028년 완전 이전을 목표로 한다.
“예산 210억 중 90억이 삭감되는 위기도 있었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국방부와 설득을 이어갔고, 결국 되살려냈습니다. 산업단지 계획, 기업 협력, 인재 육성까지 한 패키지로 준비한 것이 주효했죠."
대전은 이미 230여 개 방산기업이 밀집한 지역이다. 여기에 쎄트렉아이, 아이쓰리시스템, 위월드 등 상장기업도 4개사에 이른다. 이 시장은 “K-방산의 전초기지를 대전이 맡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로드맵을 짜고 있다"고 강조했다.
▲머크(Merck) 유치, “처음엔 후보에도 없던 대전…직접 뛰었다"
또 하나의 전환점은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머크(Merck)’의 대전 투자다. 지난해 5월 착공한 ‘아시아 태평양 바이오프로세싱 생산센터’는 머크가 아태지역에 진행한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사실 처음엔 대전은 고려 대상조차 아니었어요. 그런데 2022년 11월, 직접 독일 머크 본사를 찾아갔죠. 단판이었어요. 우리가 어떤 도시인지, 왜 여기에 투자해야 하는지, 제가 직접 설명했습니다."
KAIST 이광형 총장의 다보스포럼 접촉도 힘을 보탰다. 그렇게 성사된 이 투자는 2029년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2033년까지 약 550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예정이다.
“그 어떤 전략보다도 진정성 있는 설명과 일관된 메시지, 준비된 인프라가 중요했습니다. ‘대전이 준비돼 있다’는 걸 믿게 만든 거죠."
▲도시철도 2호선·유성복합터미널…수십 년 숙원도 실마리
수소전기트램을 적용한 도시철도 2호선은 ‘28년 만의 첫 삽’을 떴다. 1조 5,0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그는 “사업비만 수년간 배로 뛰었지만, 과감히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유성복합터미널 역시 14년간 4번 무산됐던 사업. 이를 여객 중심의 공영터미널 방식으로 전환해 착공에 돌입했다.
“도시는 망설이면 정체됩니다. 일단 시작해야 그 다음이 따라오죠."
▲바이오·반도체·우주…미래산업 체질 전환에 전력
ABCD+QR[우주항공(Aero space), 바이오(Bio), 반도체(Chip), 국방(Defence) 양자(Quantum), 로봇(Robot)]을 기축으로 하는 대전형 미래전략산업도 본격 추진 중이다.
2023년 기준, 지역 바이오기업 8개사가 기술수출을 통해 10조 5,000억 원 이상 성과를 냈다.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160만 평 지정, 우주산업클러스터 3축 유치 등도 이뤄냈다.
상장기업 수는 민선 8기 들어 17개사가 늘며 65개사로 팽창했고, 시가총액은 광역시 중 2위다.
“숫자들이 증명합니다"…각종 지표로 확인된 성장
-도시브랜드 평판지수 : 5개월 연속 전국 1위
-주민생활만족도 : 6개월 연속 전국 1위
-대전시 경제성장률 3.6% (전국 2위)
-1인당 개인소득 전국 3위
-혼인건수 증가율 : 전국 1위
-자살사망률·고독사 사망자 수 모두 큰 폭 감소
-여름휴가 만족도 10위권 첫 진입(위생·상도의 1위)
“대전이 ‘정체된 도시’라는 이미지를 깨고,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걸 시민들도 체감하실 겁니다."
“1000일, 술도 끊고 밤낮 없이 일했습니다"
그는 “정말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살았다"며 웃었다.
“저녁 술자리도 안 가고, 다음 날 업무에 지장 있을까 싶어 일찍 귀가했습니다. 집사람이 왜 시장 선거를 나갔냐고 하도 타박할 정도였죠."
그러면서도 “처음 시정을 접했을 때, 결정을 미룬 채 지연되고 있었던 일들이 너무 많았다"며 “마음가짐부터 다시 바꿔야 했다"고 회고했다.
이 시장은 앞으로 460일을 ‘결실의 시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새로운 일 벌이기보다 지금 추진 중인 사업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할 겁니다. 수소트램, 유성터미널, 제2복합문화예술단지, 산업단지 조성, 대전-충남 행정통합까지…결국 실행이 도시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대전을 사랑한 시장으로 기억된다면 충분하다"
“훗날, ‘대전을 정말 사랑했고, 일 열심히 한 시장이었다’는 평가면 만족합니다. 대전은 준비돼 있었고, 저는 그 준비에 힘을 보탠 사람일 뿐입니다."
마지막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는 그의 손에는 또 하나의 보고서가 들려 있었다. 그의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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