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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뉴스 기자칼럼] ‘도청 신도시’의 비명… 공천헌금 시한폭탄, 경북 북부권 정가는 안전한가

일러스트 제작 한상우
[영주타임뉴스=한상우 칼럼] 경북 북부권이 요동치고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라는 거대 담론에 밀려 잠시 잊혀진 듯하지만, 안동, 예천, 영주, 봉화 등 이른바 ‘경북의 심장부’라 불리는 이곳 정가는 지금 또 다른 공포에 휩싸여 있다. 바로 김경 서울시의원 사건으로 촉발된 ‘공천헌금의 저주’가 낙동강 줄기를 타고 북상하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 때문이다.

이 지역들은 전통적으로 특정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증’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이나 지역 당협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기초단체장과 시·도의원들의 생사여탈권이 결정된다. 이런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구조 속에서 “공천을 받으려면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암묵적 룰이 과연 존재하지 않았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겠는가.

이미 지역 정가에서는 지난 6.3 지방선거 전후로 “누구는 얼마를 냈고, 누구는 공천에서 밀려나 앙심을 품고 있다”는 식의 구체적인 액수와 명단이 담긴 소위 ‘찌라시’들이 끊임없이 돌고 있다. 특히 도청 신도시 건설과 각종 개발 사업권이 걸려 있는 안동과 예천 지역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누군가 작정하고 입을 여는 순간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는 화약고와 같다.

최근 권기창 안동시장과 김학동 예천군수 등이 행정통합에 대해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지역 소멸 방지라는 명분 뒤에 숨은 ‘정치적 결집’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외부의 적(행정통합)을 만들어 내부의 잡음(공천 의혹 및 민심 이반)을 덮으려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수사 당국의 칼날은 명분을 가리지 않는다. 김경 시의원의 사례에서 보듯, 공천헌금은 한 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전염병과 같다. 영주와 봉화 역시 예외는 아니다. 산림 및 관광 자원 개발 등을 둘러싼 이권 다툼이 공천 과정의 금품 수수와 연결되어 있다는 의혹이 수사 선상에 오를 경우, 북부권 정가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경북 북부권의 위정자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이 외치는 ‘지역 균형 발전’과 ‘도청 신도시 사수’가 진정 시민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당신들의 기득권과 검은 돈줄을 지키기 위한 방패막이인가.

공천헌금이라는 시한폭탄은 이미 째깍거리며 폭발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안동의 정신문화, 예천의 선비정신을 입에 담기 전에, 본인들의 주머니 속이 얼마나 깨끗한지부터 증명해야 할 것이다. 밤잠을 설치며 수사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정치인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모든 것을 밝히고 물러나는 것이 그나마 남은 최소한의 도리다.

경북 북부권은 지금 ‘태풍의 눈’ 속에 있다. 이 고요함이 폭풍전야의 전조임을 깨닫지 못한다면, 그 끝은 비참한 파멸뿐이다.


한상우 기자 한상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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