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타임뉴스 = 김정욱] 국내 1인 가구 비중이 36%를 넘어서며 '나 홀로 세대'가 보편화되었지만, 의료 현장의 시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적으로 성인은 스스로 수술에 동의할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선 병원들이 관행적으로 보호자 동행을 강요하면서 1인 가구의 의료 접근성을 저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 위에는 '병원 지침'?… 수술 동의, 본인 서명만으로 충분
의료법 제24조의2에 따르면, 의사결정 능력이 있는 성인 환자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 시 직접 설명을 듣고 동의서에 서명하면 된다.
보건복지부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의료기관 역시 "법적으로 보호자 동의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상당수 종합병원에서는 여전히 '연대 보증'이나 '사고 책임 회피'를 목적으로 보호자 서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과거 의료비 미납 대비 차원에서 보호자를 세우던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수면 내시경도 혼자 못 하나"… 2차 사고 예방 vs 과잉 요구
단순 검진에서도 보호자 동행 요구는 이어진다. 특히 수면 내시경의 경우, 회복 후 낙상 등 2차 사고를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보호자 없이는 검사 자체를 거부하는 병원이 많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병원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법적 근거 없는 과잉 요구라고 지적한다.
임성은 서경대 교수는 "병원들이 법을 과잉 해석해 환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며 "정부가 명확한 지침을 제시해 이러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 동행 서비스' 등 대안 부상… 제도적 보완 과제
보호자가 없는 1인 가구를 위해 지자체들이 내놓은 대안 서비스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자체 동행 서비스: 서울시 '건강동행', 경기도·부산 등에서 운영하는 안심 동행 서비스는 병원 접수부터 수납, 귀가까지 전 과정을 돕는다. (이용료 시간당 5,000~6,000원 선)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보호자 상주 없이 전문 의료 인력이 간병까지 책임지는 병동이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이러한 서비스들은 위급 상황이나 수술 시 법적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1인 가구와 비친족 가구가 급증하는 인구 구조의 변화에 맞춰, 의료법상 보호자의 범위를 재정립하고 병원의 고착화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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