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관리협회 대전충남지부 나성일 원장
우리나라에서 위암 발생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중요한 요인으로는 위암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균의 유병률이 한국인들에서 높고, 그 다음으로는 짜게 먹는 식습관, 흡연, 그리고 위암의 가족력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절인 음식, 장류, 염장식품 등의 짜게 먹는 식습관이 위암의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는 전세계적으로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탈리아 연구자들이 1966년부터 2010년까지 출판된 연구들 중 성인을 대상으로 시행된 고염식이(high salt diet)와 위암의 관련성을 확인한 10개의 연구들(참여 인원 27만여명, 관찰 기간 6-15년) 종합하여 분석하였을 때,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싱겁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약 1.7배 정도 더 위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연구들에서는 짜게 먹는 식습관은 위암 뿐 아니라 위암의 발암 과정 중 전암성 병변(precancerous lesion)들인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 화생과도 연관이 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대구알젓이나 미소 된장과 같이 소금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는 사람들에게서 위축성 위염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유럽 암 예방학회에서도 소변에서 배출된 나트륨과 칼륨의 양을 분석하였을 때, 나트륨 배출량이 많은 사람들에서 장상피 화생의 빈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최근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와 비슷한 연구가 시행되어 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약 670명의 우리나라 성인들을 분석하였을 때, 한국인 역시 소변의 나트륨 배출량이 많은 사람들에서 장상피 화생을 동반한 위축성 위염의 관련성이 약 2.9배 정도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요? 짜게 먹는 식습관이 위암 및 위암의 전암성 병변들의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음에도,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하루 3,889.9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나트륨 하루 권고 섭취량인 2,000mg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WHO 권고량을 기준으로 한다면, 전국민의 79.4%가 2,000 mg보다 많은 양의 나트륨을 하루에 섭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짠 음식에 익숙해진 식습관을 바꾸어 단번에 소금 섭취량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위암을 비롯하여 짜게 먹는 식습관이 가져올 수 있는 여러 가지 질환들을 감안할 때, 싱겁게 먹는 식습관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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