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이 이미 국회에 발의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별도의 협의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입법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지난 10월 2일, 45인의 의원과 함께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데 그치지 않고, 통합 이후 어떤 권한과 재정 구조를 갖는지를 조문 단위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기준선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미 하나의 구체적 법안이 제시된 상황에서, 향후 발의될 다른 법안들은 이 내용을 넘어서야 입법적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특별시의 법적 지위가 명확히 규정돼 있다. 법안 제6조는 대전충남특별시를 ‘수도인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갖는 자치단체로 명시했다.
이는 단순한 상징적 표현이 아니라, 국가 사무 위임과 국비 지원, 중앙정부와의 정책 협의 과정에서 기존 광역자치단체보다 넓은 권한을 전제로 하는 구조다. 다시 말해, 통합특별시를 서울에 준하는 정책 파트너로 인정하겠다는 법적 선언에 가깝다.
행정 운영 구조도 구체적이다. 제27조는 부시장을 최대 4명까지 둘 수 있도록 했다.
통합 이후 인구와 행정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을 전제로, 기존 광역자치단체보다 강화된 집행 체계를 허용한 조항이다. 단일 시·도의 단순 결합이 아니라, 메가시티 운영을 염두에 둔 조직 설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정 구조는 이번 법안의 핵심으로 꼽힌다. 제42조는 대전충남특별시에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 전액과 법인세의 절반을 국가가 아닌 특별시에 직접 교부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대전과 충남에서 발생한 부동산 거래 세금과 기업 활동 세수의 상당 부분을 중앙정부를 거치지 않고 통합특별시 재원으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지방정부가 자체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재정 기반을 법률로 설정한 셈이다.
통합 초기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도 포함됐다. 제43조는 보통교부세의 6%를 10년간 추가 지원하도록 명시했다.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 비용과 재정 공백을 일정 기간 국가가 보전하겠다는 취지다. 제46조는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안에 ‘대전충남특별시 계정’을 별도로 두도록 했다.
이는 통합특별시에 투입되는 국비를 다른 지역 사업과 분리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규모 개발 사업과 관련한 절차 특례도 담겼다. 제49조는 행정통합과 직접 연관된 대규모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수년이 소요되는 사전 절차를 줄여, 통합 이후 정책과 사업을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통합을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조항으로 평가된다.
산업과 경제 분야에서도 권한이 구체화됐다. 제132조는 대전충남특별시를 ‘경제과학수도’로 규정하고, 우주·인공지능·드론·반도체·로봇 등 5대 신산업을 국가가 책임지고 육성하도록 명시했다.
이는 특정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방향 제시를 넘어, 국가의 정책적 책무를 법률에 직접 적시한 형태다.
제93조는 특별시장이 대통령령에 따라 ‘투자진흥지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산업단지 조성이나 기업 유치 과정에서 중앙정부의 개별 승인 절차를 줄이고, 특별시가 보다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조항이다.
제219조는 광역철도 건설과 개량 비용을 국비 100%로 지원하도록 규정해, 통합 생활권을 연결하는 교통 인프라를 국가 책임으로 명확히 했다.
이처럼 성일종 의원안은 특별시의 지위, 조직, 재정, 산업, 교통까지 통합 이후 운영의 뼈대를 조문 단위로 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법안이 향후 논의의 출발선이자 비교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 겸 국회의원은 별도의 협의 법안을 성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 국정과제인 ‘5극 3특’ 구상을 반영해 수용 가능한 최대 수준의 특례와 재정 분권을 담겠다고 언급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별도 법안을 발의할 경우, 기존 법안보다 통합에 유리한 내용을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확장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재정 귀속의 안정성, 중앙정부 권한 이양의 명문화 수준, 특별시의 자율적 결정 권한 범위가 주요 비교 기준으로 거론된다.
대전충남특별시 논의는 이제 통합의 필요성을 넘어, 어떤 법안이 실제로 작동하는 통합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묻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미 제시된 법안이 하나의 기준이 된 상황에서, 민주당 협의 법안이 어떤 내용을 더 담아낼지에 따라 통합 논의의 방향과 속도도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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