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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통합, 졸속은 안 된다…이은권 “완성도 없는 추진엔 동의 못해”

이은권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이 8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국민의힘 이은권 대전시당위원장이 8일 오전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은권 위원장은 통합의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통합은 구호가 아니라 제도"라며 졸속 통합과 선거용 통합, 정치 이벤트형 통합을 반드시 막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완성도 높은 통합특별법과 실질적 특례 확보, 충분한 공론화와 주민 참여를 통합 추진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먼저 “물가는 오르고 체감 경기는 나빠만 가고,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며 어려운 민생 현실을 언급했다.

이어 “의회와 행정부를 장악하고 사법부마저 장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삼권 분립이 형해화된 지 꽤 됐다"며 “마지막 남은 지방 권력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지역의 향후 30년, 50년을 좌우할 구조적 선택이라며, 결코 가볍게 던질 수 있는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통합 방향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위원장은 “수도권 과밀과 지방 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초광역 단위 경쟁력 강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대전·충남 통합을 주도해 온 만큼 방향성에는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향이 옳다고 해서 방식까지 옳은 것은 아니다"라며, 통합을 선거용 슬로건이나 정권 홍보용 이벤트로 활용하는 시도에는 단호히 선을 긋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 대전시당이 “대한민국 균형발전은 대전·충남 통합으로 시작된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비전 선언만 있고 제도 설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특별시의 법적 지위, 재정 권한과 조세 특례의 구체적 내용, 통합 이후 행정 체계와 공무원 조직, 교육자치, 시·군 권한 변화, 실패 시 되돌릴 수 없는 위험에 대한 대비책 등을 잇달아 제시하며 “민주당 보도자료에는 이에 대한 결정적인 답이 단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합은 선언이 아니라 법과 제도의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통합 추진 방식과 관련해서는 ‘속도보다 완성도’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 위원장은 “통합은 빠르게가 아니라 제대로 가야 한다"며 “지방선거 일정에 맞춘 졸속 통합, 정치 일정에 맞춘 통합 법안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번 만들어진 통합특별법은 되돌리기 어렵고, 불완전한 제도 위에서 출범한 통합시는 지역 갈등과 행정 혼란, 재정 불균형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통합단체장 논의보다 통합특별법 완성이 먼저이고, 인물 경쟁보다 제도 경쟁이 우선이며, 정치권 주도권 다툼보다 주민 신뢰 확보가 핵심이라는 국민의힘 대전시당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민 참여와 공론화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대전·충남 주민 다수가 통합 자체를 잘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이미 방향이 정해진 듯 “힘을 보태 달라", “지지를 요청한다"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충분한 정보 공개 없는 통합은 안 되고, 형식적인 설명이나 답을 정해놓은 공청회도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어 “필요하다면 주민투표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통합의 주인은 정치권이 아니라 대전시민과 충남도민"이라고 강조했다.

질의응답에서는 명칭 논란과 법안 내용, 재정 분권 문제 등이 오갔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 제안한 ‘충청특별시’ 명칭과 관련해 “충청특별시라는 말을 듣고 아연실색했다"며 “왜 대전이 빠졌는지 모르겠고, 대전시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이 발의한 통합특별법에 대해 “서울특별시와 제주특별자치도에 버금가는 특례안을 담아야 한다는 기준으로 만들었다"며 “우리 법안을 기초로 민주당이 더하면 더했지 빼지는 말라"고 주문했다.

그는 정부가 그동안 8대2, 7대3 등 재정 분권을 여러 차례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충분한 예산과 권한 없는 통합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전했다.

최근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해서도 강한 입장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국민의힘 지역 위원장들을 겨냥해 공천 헌금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재선 국회의원이 뜬소문을 말할 게 아니라 직설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공천 헌금과 관련된 사실이 있다면 정계 은퇴시키겠다"며 “황운하 의원도 책임지고 정계 은퇴를 걸고 말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흠집내기와 가짜 뉴스식 공세는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전략과 공천 방침을 묻는 질문에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앞세웠다. 이 위원장은 “선거 전략은 내부에서 논의할 문제지만, 공천만큼은 정치 생명을 걸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시민이 ‘국민의힘이 공천을 제대로 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직 선출직과 출마 예상자들을 대상으로 공천 적격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투표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원칙론을 유지했다. 이 위원장은 통합 법안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6월 지방선거 일정에 맞춘 주민투표를 추진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법안이 안 만들어진 상황에서 주민투표를 하면 안 된다"며, 여야가 충분히 협의해 합의안을 만든 뒤 통합 자체에 대한 주민 동의를 묻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민투표는 필요할 경우 선택할 수 있지만, 정치 일정에 맞춘 형식적 절차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은권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대전·충남 통합은 누가 시장이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지역이 앞으로 30년, 50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말이 아닌 제도로, 속도가 아닌 완성도로, 정치가 아닌 주민의 삶으로 통합 논의에 끝까지 책임 있게 임하겠다"고 밝히며 신년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홍대인 기자 홍대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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