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타임뉴스=홍대인 기자] 대전·충남 통합 논란의 중심이 결국 ‘주민투표 회피’라는 절차 문제로 수렴하고 있다.
정의당 대전시당이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과 이장우 대전시장을 동시에 겨냥해 두 차례 논평을 내놓으면서, 통합 논의의 본질이 여야 대립이 아니라 시민 직접 결정권을 둘러싼 책임 문제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첫 번째 논평은 박정현 위원장의 태도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7월 라디오에서 대전·충남 통합을 “주민 소통 없는 졸속"이라 비판했지만, 올해 들어 특별위원회를 발족하며 3월 말 특별법 통과, 6월 통합시장 선출을 언급했다.
논평은 이 지점에 주목해, 주민투표를 정쟁으로 규정한 발언과 과거의 발언이 정면충돌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범계 의원이 “20년 전 노무현 정부부터 이어온 정책"이라며 통합 속도를 정당화한 대목에 대해, 과거의 추상적 방향을 근거로 현재의 급속한 행정절차를 덮는 것은 ‘면죄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두 번째 논평은 이장우 시장의 ‘조건부 주민투표’를 문제 삼았다. 특별법에 국민의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에만 주민투표를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두고, 논평은 “결과가 보장될 경우에는 묻지 않겠다는 취지와 다르지 않다"고 규정했다.
주민투표를 협상 카드처럼 다루는 태도는 시민 결정권을 차등 적용하는 셈이며, 지방자치의 기본 원칙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두 논평이 동시에 향하는 지점은 통합 논의가 ‘내용’보다 ‘절차’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충남 통합은 350만 시·도민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안임에도, 현행 지방자치법상 시·도의회 동의만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논평은 이러한 제도적 기반이 현대 민주주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여야 모두 법적 최소 요건만을 방패 삼아 주민투표를 회피하거나 조건부로 제한하는 태도를 문제로 삼았다.
정치적 의미도 분명해졌다. 민주당은 대통령 발언 이후 통합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내부적으로 ‘말 바꾸기’ 논란이 생겼고, 국민의힘 역시 조건부 주민투표라는 방식으로 절차적 부담을 회피하는 인상을 남기고 있다.
두 정당 모두 “법적 의무가 아니다"라는 논리를 사용하고 있지만, 정치적 책임을 강조하던 평소 주장과는 배치되는 모습이다. 정의당은 이 지점을 정면으로 파고들며, 주민투표를 민주적 필수 과정으로 규정해 절차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결론적으로, 대전·충남 통합 논쟁은 찬반 구도보다 ‘절차 정당성’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논평 두 개는 여야 모두가 주민투표를 부담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며, 향후 통합 논의의 분기점이 시민 직접 결정권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적 입장과 계산을 넘어, 주민투표의 도입 여부가 통합 논쟁의 향후 속도와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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