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직접 현장을 찾아 건설 실태를 점검하며 이번 파병의 정당성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해외 군사작전 전투위훈 기념관’ 건설 현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념관은 지난해 북한군이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주장하는 러시아 쿠르스크 재탈환 성공 1주년에 맞춰 내달 말 정식 문을 열 예정이다.
통신에 따르면 현재 기념관의 공정률은 93% 수준으로, 마감 공사가 한창이다.
김 위원장은 기념관 내부를 비롯해 영웅 묘역, 전장에서 확보한 노획 무기 전시 구역 등을 꼼꼼히 돌아보며 설치 상태를 파악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 “이 기념관은 건축 예술과 미술 창작 수준의 종합체가 되어야 한다”며 “숭고한 경의심을 안고 불멸할 성스러운 전당으로 훌륭히 완공하라”고 독려했다.
이는 파병을 단순한 군사 지원이 아닌 북한판 ‘보훈 성지’로 격상시켜 체제 결속의 도구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기념관 건설에는 김 위원장의 각별한 관심이 쏟아졌다.
지난해 10월 착공식부터 직접 참석했던 김 위원장은 올해 1월에는 딸 주애, 부인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과 함께 현장을 찾아 직접 나무를 심고 지게차를 운전하는 모습까지 연출하며 대중적인 관심을 유도했다.
최고지도자 일가가 직접 팔소매를 걷어붙인 것은 장기화된 파병으로 인한 내부의 불안감과 피로감을 달래기 위한 고도의 ‘감성 정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이처럼 기념관 건설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4월 “쿠르스크 해방 작전이 승리적으로 종결됐다”고 선포한 이후, 북한은 파병군에 대한 대대적인 보훈 작업을 통해 군의 사기를 높이고 인민들의 충성심을 유도하고 있다.
혈맹의 대가, 기념관으로 채워질까
거창한 기념관과 예술적 조각상이 전장에서 스러져간 젊은 병사들의 목숨과 바꾼 ‘혈맹의 대가’를 대신할 수는 없다.
내달 준공될 이 건물이 북한 주민들에게는 자부심의 상징이 될지, 혹은 지울 수 없는 파병의 상처가 될지는 역사가 증명할 것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 기념관을 통해 러시아와의 밀착을 더욱 공고히 하려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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