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의 ‘독주’ 혹은 ‘독주(獨走)’... 성과의 주인은 누구인가?
유정근 권한대행의 지난 6개월은 '일하는 행정'이라는 찬사와 '혼자만의 독주'라는 비판이 공존한다. 1조 2천억 원 규모의 무탄소 전원개발사업 MOU,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착공, 그리고 최근 2,200억 원 규모의 K-방산 기업 유치까지, 그가 보여준 행정력은 파격적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성과가 지난 수년간 영주시 공직사회와 정치권이 닦아온 기반 위에 얹어진 '숟가락 얹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낸다.
특히 임종득 의원을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협조 체계 속에서 이뤄진 결과물을 권한대행 개인의 치적으로만 포장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박성만 의장과의 불협화음
유 권한대행이 퇴임 사(辭)로 인용한 이 고사성어는 작금의 영주 정치를 관통한다. 시장 궐위라는 위기 속에서 시정을 안정시키려 했으나, 주변의 '정치적 바람'이 자신을 가만두지 않았다는 항변이다.
여기서 말하는 '바람'의 실체로 지목되는 인물이 바로 박성만 경상북도 의회 의장이다. 지근거리에서 들려오는 소문에 따르면, 두 사람의 갈등은 '행정의 영역'과 '정치의 영역'이 충돌하며 발생했다.
갈등의 핵심이라면 권한대행의 적극적인 대외 행보와 기업 유치 성과가 사실상 '사전 선거운동'이나 다름없다는 정치권의 견제다.
박성만 도의장의 시각은 지역의 굵직한 사업은 도의회와 시의회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함에도, 권한대행이 단독 성과처럼 홍보하며 정치적 체급을 키우는 것에 대한 강한 불쾌감.으로 분석 된다
시장 후보 출마, ‘설(說)’인가 ‘계획’인가?
시민들 사이에서는 유 권한대행의 명예퇴직을 두고 "이미 시장 출마를 위한 로드맵을 마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6개월간 보여준 현장 중심의 행정과 '역대급 영주시장 권한대행 부시장'이라는 여론 형성이 출마를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는 분석이다.
만약 그가 시장 후보로 나선다면, 그동안 쌓아온 기업 유치 실적은 강력한 무기가 되겠지만, 동시에 '공직을 정치적 징검다리로 이용했다'는 도덕적 비판과 박성만 의장을 필두로 한 기존 정치 세력의 거센 저항을 마주해야 한다.
영주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유정근의 퇴장은 영주시에 두 가지 과제를 남겼다. 하나는 공백 없는 시정 운영이고, 다른 하나는 '일 잘하는 관료'와 '노련한 정치인' 중 누가 영주의 미래를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시민들의 선택이다. 바람은 이미 불기 시작했다. 그 바람이 영주를 새롭게 바꿀 혁신풍이 될지, 아니면 갈등만 남길 진흙탕 싸움이 될지는 오롯이 시민들의 눈에 달려 있다.
박성만 의장과의 불편한 관계설이 나오는 이유는 단순한 개인적 감정을 넘어 '지방 자치의 주도권'과 관련이 깊다.
성과의 공유 문제로서 박 의장은 5선 도의원이자 의장으로서 경북도의 예산과 정책 지원을 끌어오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권한대행이 이러한 협력의 결과물을 '나 홀로 성과'로 홍보하는 것에 대해 정치적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견제와 균형에서 시의회와 도의회는 집행부를 감시하는 기구다. 권한대행의 광폭 행보가 행정의 범위를 넘어 정치적 행보(시장 출마 준비)로 비춰질 때, 의회 차원에서의 강력한 제동은 필연적이다.
지역 정서는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 부시장이 시정을 독단적으로 운영한다"는 프레임이 지역 정치권 내에 형성되어 있다.
"행정의 연속성인가, 새로운 정치적 실험인가?"
유정근 권한대행이 12월 31일 명예퇴직 후 실제 시장 출마를 공식화한다면,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이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6개월의 성과가 본인의 역량인지, 아니면 영주시 공무원 조직과 정치권의 합작품인지를 증명해야 한다.
당심과 민심은 박성만 의장으로 대변되는 지역 기존 정치 세력과의 '불편한 관계'를 어떻게 회복하거나 돌파할 것인지가 선거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이들의 관계는 단순히 두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경험 많은 정치인의 균형감각'과 '실천적인 행정 전문가의 추진력' 중 영주 시민들이 어떤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영주의 미래가 협력과 상생의 길로 갈지, 아니면 갈등과 대립의 구도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필자의 시각
영주 시민들은 영리하다. 유 대행이 쌓아온 행정적 성과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것이 오로지 개인의 야망을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것에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12월 31일 퇴임 후 그가 내놓을 ‘출마의 변’이 시민들의 이 날 선 의구심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가 영주 정계 개편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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