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가 안보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서버 가공'과 '보안 사고 즉시 중단(레드 버튼)'이라는 초강력 조건을 내걸었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로 구성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는 27일 국토지리정보원에서 회의를 열고, 구글이 요청한 1대 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 반출을 조건부 승인했다.
이번 결정은 실제 거리 50m를 지도상 1cm로 나타내는 정밀 데이터를 구글 맵스 글로벌 서비스에 통합할 수 있게 허용한 것으로, 지난 20여 년간 안보 이슈로 막혀 있던 데이터 장벽이 허물어진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단순 허가를 넘어 구글에 대한 강력한 '관리 통제권'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구글 본사 서버가 아닌 국내법이 적용되는 제휴사의 국내 서버에서 데이터를 원본 가공해야 한다.
위성·항공사진 및 스트리트뷰에서 군사 시설 등 안보 민감 지역을 철저히 삭제해야 한다.
레드 버튼(Red Button).국가 안보 위협 시 정부가 긴급하게 데이터 반출을 기술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국내에 상시 소통 창구를 두고 정부의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한다.
만약 구글이 이러한 보안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정부는 즉시 반출 허가를 중단하거나 회수할 수 있다.
정부가 이번에 반출을 허용한 배경에는 실리적 판단도 작용했다.
구글 맵 기반의 내비게이션·길찾기 서비스가 정상화되어 방한 관광객의 접근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자율주행, AR(증강현실) 등 공간 정보 기반의 신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만 고립되어 있던 지도 서비스의 갈라파고스화를 탈피한다는 의미도 크다.
이번 결정은 안보와 산업 발전 사이에서 접점을 찾은 결과다. 하지만 '데이터 주권'이 해외 빅테크 기업에 넘어가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구글이 약속한 보안 조건을 얼마나 성실히 이행하는지, 그리고 우리 정부가 사후 관리를 얼마나 엄격하게 하느냐가 향후 '지도 주권' 수호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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