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뉴스=김정욱]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장남의 연세대학교 입학 경위를 둘러싼 ‘아빠·할아버지 찬스’ 의혹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후보자가 입학 전형을 잘못 답변했다가 번복하면서 부정 입학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23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혜훈 후보자는 당초 서면 답변을 통해 장남이 ‘다자녀가구 전형’으로 입학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학년도에 연세대에 다자녀 전형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후보자는 즉각 “장남과 차남을 헷갈렸다”며 “사회기여자(국위선양자) 전형으로 입학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을 수정했다.
핵심 국가 예산을 다루는 장관 후보자가 자녀의 입학 전형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답변을 번복하자, 야당 의원들은 “국회를 기만하려다 들통난 것 아니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 후보자 측이 밝힌 장남의 입학 자격은 시아버지인 故 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이 수령한 ‘청조근정훈장’이다. 당시 연세대의 사회기여자 전형 중 ‘국위선양자’ 항목(대한민국의 국위를 선양한 자의 자녀 및 손자녀)을 이용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은 “모집 요강 어디에도 훈장 수훈자를 국위선양자로 인정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일반 국민은 할아버지가 훈장을 받았다고 해서 연세대에 지원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당시 후보자의 남편이 연세대 교무처 부처장으로 재직 중이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내부 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특혜’ 의혹까지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은 헌법 제11조 3항을 근거로 강하게 비판했다. 안 의원은 “훈장 등의 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따르지 아니한다”는 헌법 원칙을 언급하며, 할아버지의 훈장을 손자의 대학 입학 자격으로 활용하는 것이 법적·도덕적으로 타당한지 따져 물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이번 논란은 ‘현대판 음서제’의 전형이라는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고위 공직자 가문의 대물림되는 특권이 입시 현장에서도 작동했다는 의구심 때문이다.
청문위원들은 이 후보자에게 당시 입학 사정 서류와 관련된 구체적인 증빙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최 의원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이는 100% 부정 입학으로 추정될 수밖에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공정’과 ‘효율’을 강조해야 할 이 후보자가 자녀 입시를 둘러싼 ‘불공정’ 논란을 어떻게 돌파할지, 이번 청문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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