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군사분계선(MDL) 남쪽 2km 이내의 DMZ 구역을 철책을 기준으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시했다.
현재 DMZ 남측 구역 중 철책 이남 지역은 전체 면적의 약 30%에 달한다. 국방부는 이곳에 이미 우리 군 GOP(일반전초) 병력이 상주하고 실질적인 경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한국군이 관할권을 갖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을 직접 만나 이 같은 구상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안의 배경에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선제적 신뢰회복’이 자리 잡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강력히 추진 중인 ‘DMZ 평화의 길’ 재개방을 위해서는 유엔사의 출입 통제 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파주, 철원, 고성 등 주요 코스의 DMZ 내부 구간은 2024년 4월 안보 상황을 이유로 폐쇄된 상태다. 정 장관은 지난달 현장 방문에서 "평화의 길이 원래 모습을 되찾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유엔사는 즉각 "해당 구간은 유엔사 관할"이라며 제동을 건 바 있다. 국방부의 이번 제안은 유엔사와 통일부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면서도, 한국 정부의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유엔사의 입장은 단호하다. 유엔사 관계자는 최근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DMZ법은 정전협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관할권이 전적으로 유엔사에 있음을 재확인했다.
미 국방부와 유엔사는 한국 측의 ‘공동관리’ 제안에 대해 아직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이 관할권 이관을 사실상의 ‘정전체제 무력화’로 받아들일 경우,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와 한미안보협의회(SCM) 등 향후 고위급 회담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실용주의적 외교 노선과 이재명 정부의 평화 프로세스가 DMZ라는 특수 공간에서 충돌하는 양상"이라며 "단순한 관할권 문제를 넘어 한미 연합 지휘체계 전반에 대한 논의로 번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댓글
댓글 기능은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