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열린 현장은 가족과 연인 단위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체험 부스가 밀집한 구간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부모들은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느라 분주했다.
각종 만들기 체험과 놀이 프로그램이 이어질 때마다 아이들은 손을 놓지 않은 채 다음 부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방문한 김혜정(38) 씨는 “아이랑 산책하듯 나왔는데 체험이 많아서 계속 참여하게 됐다”며 “광주 역사라고 하면 전남도청만 기억하기 쉬운데, 광주에 역사적인 국가유산을 직접 보니 새로웠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따라 이동하는 사람들 손에는 공통적으로 작은 책자가 들려 있었다. 저마다의 아이들은 손에 쥔 스탬프 책자를 흔들며 “하나 더 찍으러 가자”고 재촉했다.
권역별 국가유산을 돌며 도장을 찍는 ‘스탬프 투어’였다. 일정 수의 도장을 채우면 ‘야행 화폐’가 주어졌고, 방문객들은 이를 인근 식당과 카페, 플리마켓에서 사용했다.
축제 공간 안에 머물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주변 상권으로 이어졌고, 골목 곳곳에서는 음식을 들고 이동하는 사람들과 잠시 쉬어가는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이번 행사는 광주읍성 유허, 서석초등학교 등 광주 동구 일대 국가유산을 하나의 동선으로 엮어낸 것이 특징이다. 각각의 장소를 따로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걷는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구성됐다.

불빛이 이어진 동선 위로 사람들의 흐름이 형성되면서, 축제장은 하나의 긴 행렬처럼 이어졌다.
친구들과 함께 등을 들고 이동하던 박윤지(24) 씨는 “그냥 보는 축제인 줄 알았는데 직접 참여하니까 더 몰입된다”며 “사진 찍기에도 좋아서 계속 머물게 된다”고 말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시대를 넘나드는 풍경도 펼쳐졌다. 조선시대 백성의 옷차림부터 근대 학생 복장까지 다양한 의상을 입은 방문객들이 거리를 오가며 사진을 찍었고, 도심 위에 서로 다른 시간이 겹쳐졌다.
5·18민주광장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서석초등학교 본관에서는 지식가이드 투어와 어린이 해설사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해설이 시작되자 사람들의 걸음은 자연스럽게 느려졌고, 설명을 따라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이어졌다.
투어에 참여한 이준서(10) 군은 “서석초등학교가 광주의 첫 학교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부모님과 함께 옛 교과서를 보며 교실을 체험해보니 신기했다”고 말했다.
오후 시간이 깊어질수록 행사장은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운 공간이 됐다. 처음에는 잠시 둘러보려던 방문객들도 스탬프를 채우고 체험에 참여하며 체류 시간을 늘려갔다.
이날 광주의 밤은 단순한 야간 개장이 아니었다. 과거의 흔적을 따라 걷는 동선 위에 체험과 소비, 휴식이 어우러지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축제 공간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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