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에 대한 미국의 의지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 완화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감소로 이어지며 유럽 안보에 ‘재앙적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하면서 러시아 정부의 석유 수출 수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현재 러시아가 유가 상승으로 벌어들이는 추가 이익은 하루 약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25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유가 안정’ 정책이 러시아에 숨통을 틔워줬다. 미국은 지난 12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전격 완화하고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억제 노력도 중단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에 대해 “평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전장의 상황은 더욱 절박하다.
미국은 중동 고객들을 우선시하며 방공미사일 등 핵심 무기 공급이 지연될 것임을 EU에 통보했다.
동일한 자원을 두고 중동과 우크라이나가 경쟁하는 구도가 되면서 우크라이나의 무기 부족 사태는 현실화되고 있다.
유럽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는 강하고 우크라이나는 약하다’는 냉소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미국의 주의가 중동에만 집중된 것은 명백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앤드루 바이스 부총재는 “현 행정부는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는 대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2월 제네바 시위에서 등장한 “러시아로부터 사랑을(From Russia with Love)”이라는 문구는 트럼프와 푸틴의 밀월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를 향한 비판을 자제하며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더 강력히 지지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미국의 관심이 중동으로 떠난 사이, 우크라이나는 전력 약화와 외교적 고립이라는 이중고에 처했다. ‘중동 전쟁 종식’을 외치는 트럼프의 행보가 역설적으로 동유럽의 비극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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