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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군함 파견 요구… 청해부대 투입 ‘국회 동의’ 분수령

호르무즈 해협
[서울타임뉴스=김정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봉쇄 위기에 처한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을 포함한 우방국들의 군함 파견을 공개 요구하면서, 우리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2020년 사례와 달리 ‘전시 상황’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국회 비준 동의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SNS 등을 통해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구했다.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고 드론 공격을 감행하는 등 통행을 차단하자, 다국적군을 구성해 민간 선박 호위 작전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한미 간 긴밀히 소통하며 신중히 검토해 판단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정부는 우리 국민 보호와 에너지 수송로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자칫 이란을 적으로 돌릴 수 있는 파병 결정에 극도로 신중한 기류다.

정부는 과거 2020년 1월,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일시적으로 확장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독자 작전을 수행한 전례가 있다. 당시에는 파병 동의안의 ‘유사시 지시되는 해역 포함’ 문구를 활용해 별도의 국회 절차 없이 투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판이하다. 군 당국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새로운 국회 비준 동의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명백한 전시 상황: 현재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실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전시’다. 이 해역에 투입되는 것은 단순한 해적 퇴치를 넘어 ‘참전’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파병 목적의 불일치: 기존 청해부대의 파병 목적은 ‘소말리아 해적 퇴치 및 항해 지원’이다. 전면전이 벌어지는 분쟁 지역 투입은 기존 동의안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지적이다.

국제법적 정당성 논란: 이란 공격의 정당성에 대해 국제사회의 시각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국회의 동의 없이 부대를 투입할 경우 정치적·법적 책임 공방이 거세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에너지 생명선’이다. 가장 좁은 폭이 39km에 불과해 이란의 단거리 미사일이나 기뢰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

현재 오만 동방 해상에서 대기 중인 청해부대 47진(대조영함, 4,400톤급)은 한국 선박의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받으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일본 등 주변국의 대응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파병 요청을 공식 수용할 경우, 국회 내에서는 파병 찬반을 둘러싼 거센 격돌이 예상된다.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동맹의 현실과,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국민적 우려 사이에서 정부가 어떤 ‘절충안’을 내놓을지가 이번 사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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