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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호르무즈 청구서’… “기름 쓰는 나라가 안보 책임져라” 동맹 압박

미군 유해 귀환·운구행사 참석한 트럼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 타임뉴스=임종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책임을 에너지 수혜국들에 돌리며 동맹국들을 향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이 군함 파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아예 ‘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배수진을 친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가 이란의 잔재를 제거한 뒤 해협의 책임을 이용 국가들이 지게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다"며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이어 “그렇게 되면 반응이 없던 동맹 중 일부가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대부분이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와 유럽으로 향한다는 점을 정조준하고 있다.

셰일 혁명 이후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급격히 낮아진 미국이 굳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남의 나라 ‘기름길’을 지켜줄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그간 미국은 글로벌 경제 타격을 막기 위해 중동에 해군을 주둔시키며 해협을 감시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 전형으로 규정했다.

특히 나토(NATO) 회원국들이 대이란 군사작전 불참을 통보하자,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며 독설을 퍼부은 직후 나온 발언이라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

오타 낸 SNS 글 수정하며 ‘호르무즈 연합’ 참여 재촉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포스트의 ‘동맹은 정신 차리고 해협 개방을 도와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공유하며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한때 해협을 뜻하는 단어(Strait)를 발음이 같은 단어(Straight)로 잘못 적었다가 수정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연합’ 참여를 종용하는 메시지만큼은 어느 때보다 선명했다.

전사자 운구 행사의 무거운 침묵… 군사작전 지속 시사

압박 행보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를 방문해 이라크에서 전사한 미군 승무원 6명의 운구 행사에 참석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동행한 이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함구하며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

백악관 주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침묵이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멈추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보 가성비’ 따지는 트럼프, 한국의 선택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안보는 더 이상 가치 공유의 영역이 아닌 ‘거래’의 대상이다.

호르무즈 해협 안보를 이용국에 맡기겠다는 선언은 원유 수입의 절대량을 이곳에 의존하는 한국에 직격탄이다.

 미국이 실제로 발을 뺄 경우 벌어질 물류 대란과 에너지 위기를 고려하면, 우리 정부도 ‘파병’과 ‘안보 비용’ 사이에서 결단의 시간이 머지않았음을 직시해야 한다.

임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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