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뉴스 = 김정욱 기자] 대법원이 그동안 '실효성 부족'과 '낮은 형량'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에 대해 구체적인 양형기준 마련에 착수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동원)는 11일 제145차 전체회의를 열고, 기존 과실치사상 및 산업안전보건범죄군에 '중대재해 범죄'를 신설하는 내용의 양형기준 수정안을 심의했다.
양형기준은 판사가 선고 시 참고하는 권고 형량 가이드라인으로, 사실상의 법적 효력을 갖는다.
양형위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를 별도 유형으로 설정하고, 그 하부에 '중대산업재해치상'과 '중대산업재해치사' 등 두 가지 소유형을 두기로 했다.
특히 중대산업재해 범죄로 형이 확정된 후 5년 이내에 다시 재범을 저지를 경우, 형량 범위의 상한과 하한을 모두 1.5배 가중 적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양형위는 "법 시행 이후 국민적 관심과 범죄의 중요성, 실무상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징역형을 중심으로 기준을 신설하되, 벌금형과 양벌규정(법인 처벌)은 선례 부족 등을 이유로 향후 추가 연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처벌 사례가 없는 '중대시민재해'는 이번 설정 범위에서 제외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응급의료·구조·구급방해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신설안도 통과됐다. 응급의료종사자 폭행 및 소방대원의 화재진압·인명구조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가 주요 대상이다.
양형위는 "응급실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긴급한 치료가 이뤄지는 공간임에도 최근 의료진과 소방대원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며 "사회적 보호 필요성이 높은 만큼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번에 논의된 유형 분류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형량 범위와 양형 인자를 향후 확정할 계획이다.
이어 내달 22일 열리는 제146차 회의에서는 교통범죄 및 대부업법·채권추심법 위반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수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산업 현장의 안전불감증에 경종을 울리고, 공공의 안전을 지키는 의료·구조 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사법부의 가이드라인이 강화되면서 향후 관련 재판 결과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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