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타임뉴스=신종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가진 첫 정상회담에서 “지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2012년 발효된 양국 간 FTA가 새 국면으로 진입하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많은 선택지(option)를 갖고 있다”며 “강하고(strong) 견고한(solid)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단언했다.
◆한·미 FTA 재협상 공식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FTA와 관련해 “우리는 미국 노동자에게 매우 좋은 협상을 원한다”며 “현행 협정은 미국에 거친(rough) 것이었다. 양측에 공정한 협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미 FTA 재협상 착수를 공식화한 셈이다.
이는 전날 문 대통령 부부 환영만찬에서 ‘무역’을 주요 이슈로 올리면서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만찬 시작 장면을 취재진에게 공개하며 “북한, 무역 및 다른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 모두 토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찬 후에는 트위터를 통해 “북한, 새로운 무역협정을 포함해 많은 주제들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이 사전 조율한 의제에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던 무역 문제를 북한 해법과 동등한 주요 이슈로 다루겠다는 의사를 시사한 것이다.
29일 백악관 고위관계자도 양측 간 첨예한 이해관계의 대립이 예상됐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정상회담 전) 이미 엄청나게 잉크를 엎질러 놓았다(많은 얘기를 했다)”고 말한 반면, FTA 등 무역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무역’은 구체적으로 한·미 FTA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후 줄곧 한·미 무역 불균형 문제를 거론하며 FTA 재협상을 주장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합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미 FTA를 상호 이익 균형이 잘 맞춰진 협정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정 협상 가능성을 아예 닫아놓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전날 미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에서 “FTA 발효 후 5년간 세계 교역액이 12% 감소하는 동안 한·미 교역액은 12%가 증가했다”며 “상품 교역의 한국 흑자와 서비스 분야의 미국 흑자, 양측 투자액 등을 종합하면 이익의 균형이 맞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워싱턴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한·미 FTA가 더 호혜적으로 발전·개선될 필요가 있다면 함께 협의할 문제”라고도 했다.
한·미 정상이 FTA 재협상에 합의함에 따라 우리 정부도 대비에 착수했다.
FTA 재협상 논의가 본격화한다면 미국은 미국산 쇠고기를 비롯한 농축수산물 시장 개방 압박과 함께 법률, 의료 등의 서비스 시장 개방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재협상이 한국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지난 5년간 적자를 기록한 서비스교역 등의 협정을 개선할 기회로 삼고, 국내 기업들이 새롭게 열린 서비스나 에너지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능성 있는 모든 시나리오별로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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