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뉴스=서울/ 장원재 기자] 정부가 올해 손실분에 대해 우선 에너지특별회계 여유 재원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인데 결국은 국가가 세금으로 한전의 손해를 보전해준다고 하면 국민이 할인받은 전기료 만큼 세금을 내는 조삼모사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한전은 누진제 개편안 가결에 따라 부담할 손해를 정부가 보전해주는지, 가결된 전기요금 개편이 ‘필수사용량 보장공제(월 사용량이 200㎾h 이하인 소비자에게 월 4000원 한도로 요금을 깎아주는 제도)’를 폐지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전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민관 태스크포스(TF)가 제시한 전기요금 개편 최종 권고안을 토대로 심의를 진행한 결과, 안건을 의결했다.
정부의 권고안대로라면 한전이 연간 부담해야할 추정액은 지난해 기준 2847억원이다. 권고안은 첫번째 요금 할증 구간을 기존 월 사용량 200kWh 이상에서 300kWh 이상으로, 두번째 요금 할증 구간은 400kWh 이상에서 450kWh 이상으로 각각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전은 통과된 안에 대해 정부에 인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정부는 전기위원회 심의와 인가를 거쳐 다음달부터 새로운 요금제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원자핵공학과)는 "한전의 손해, 적자를 정부에서 보전해준다고 해도 국회의 동의를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내놓은 정책은 전력 수요를 감축하겠다는 것인데, 피크 수요를 줄이는 방향이 아닌 누진제 완화는 현 정책과 상충된다"고 했다.
사외이사들이 그 뒤에도 수차례 ‘구체적 손실 보전 방안이 없으면 약관 개정안을 의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전 이사회는 김종갑 사장 등 사내이사 7명과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 등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됐다.
정부가 한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지원안을 물밑에서 제시했고 한전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년(2017년) 기준 1541만가구 전기요금이 월평균 9486원(17.8%), 폭염(2018년) 기준 1629만가구가 월평균 1만142원(15.8%) 할인을 받을 전망이다.
누진제 TF에 따르면 누진제 개편에 따른 전기요금 할인 총액은 평년 기준 2536억원, 폭염 기준 2874억원으로 추정된다. 한전은 지난해 영업손실 2080억원(연결기준)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629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가 2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해마다 3000억원에 가까운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경우 재무구조는 더 악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업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올해 손실분에 대해 우선 에너지특별회계 여유 재원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7·8월 주택용 전기요금 할인총액(한전 손실액)을 사후분석해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 한전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정부 지원방안에 큰 진전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세부 내용은 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누진제 개편에 따른 한전 손실에 대해) 정부 재정지원 의지를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며 “정부 예산편성의 경우 법에서 정한 절차와 과정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여러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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