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리는 분노가 아니다.
잠든 마음을 향해 내려치는,선승의 죽비 한 번이다.
유정근 영주시장 권한대행의 사퇴는 한 개인의 퇴장이 아니다.
이는 영주라는 공동체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반년 남짓한 시간 동안 혼란스러웠던 시정은 서서히 숨을 고르기 시작했고, 행정은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말보다 발로 움직이던 행정. 그래서 더 조용했고, 그래서 어쩌면 더 불편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왜 떠났는가.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성과가 없어서도 아니다.
오히려
일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은 아니었는가.
일하는 행정은 언제나 환영받지 못한다.
책임을 드러내고, 구조를 비추며, 관성처럼 굳어진 침묵을 흔들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는 제도가 아니다.
깨어 있는 시민의 의식 위에 선다.
시민이 눈을 감으면 도시는 자동으로 굴러가는 듯 보이지만, 그 방향은 늘 다른 이해의 손에 맡겨진다.
정치는 정치인의 전유물이 아니고, 행정은 공무원의 소유도 아니다.
도시는 시민 모두의 삶이 쌓여 이루어진 하나의 ''공업(共業)''이다.
외면도 업이고, 방관도 업이다.
누가 떠났는지를 묻기 전에 왜 떠나야 했는지를 물어야 한다.
이 질문을 건너뛰는 사회는 같은 장면을 다른 이름으로 반복할 뿐이다.
喝.
깨어 있음이란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아니다.
편을 가르는 일도 아니다.
사실을 직시하고, 책임의 흐름을 끝까지 따라가는 고요한 용기다.
침묵은 편안하다.
그러나 그 대가는 늘 공동체가 치른다.
영주 시민이여, 지금 이 순간 도시는 말없이 묻고 있다.
그대는 지금, 정말 깨어 있는가.
[山中風月, 현담 규보
Sibang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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