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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뉴스 사설] 전시작전권, ‘안보 주권’인가 ‘전쟁 억지’의 핵심 열쇠인가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타임뉴스=데스크 칼럼 김정욱]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은 대한민국 안보 논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뜨거운 감자다. 

일각에서는 ‘안보 주권’을 내세워 조속한 환수를 주장하지만, 전작권의 본질과 발동 메커니즘을 들여다보면 이는 단순히 지휘권의 귀속 문제를 넘어선 고도의 ‘전쟁 억지력’ 시스템임을 알 수 있다.

 ‘한국 대통령’이 허락해야 열리는 전작권의 빗장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지점 중 하나는 전쟁이 나면 자동으로 미국이 우리 군을 지휘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전작권 이양은 철저히 한국 대통령의 통제하에 있다.

전시 상황 선포는 한미 양국 사령관의 합의와 국방장관 보고를 거쳐, 최종적으로 양국 대통령의 합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즉, 대한민국 대통령이 '지금은 전시 상황이 아니다'라고 판단하거나 '단독 대응이 가능하다'고 결정하면 전작권은 미군에게 이양되지 않는다. 

전작권은 미군이 마음대로 가져가는 권리가 아니라, 한국 통수권자가 안보 이익을 위해 부여하는 전략적 권한인 셈이다.

100만 한국군이 미군이 된다는 것의 무게

왜 우리는 전쟁 시 지휘권을 미군에게 맡기는 설계를 선택했는가. 그 핵심은 ‘미국의 무한 책임’에 있다.

전시가 선포되는 순간, 60만 현역과 예비군을 포함한 100만 한국군은 미군 사령관의 지휘 체계 아래 놓이게 된다. 

이는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는 순간, 미국이 지휘하는 100만 대군과 직접 싸워야 함을 의미한다. 미국 역시 자국 사령관이 지휘하는 군대가 공격받는 상황에서 결코 발을 뺄 수 없는 구조적 장치에 묶이게 된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한국군 단독의 반격보다, 미국의 막강한 증원 전력과 지휘 역량이 결합된 ‘한미 연합체’다. 

전작권은 바로 이 연합체를 가동하는 스위치이며, 북한의 오판을 막는 가장 강력한 전쟁 억지력으로 작용한다.

국익을 위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

군사 주권이라는 명분은 달콤하다. 그러나 안보는 명분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전작권을 미군이 보유함으로써 얻는 전략적 이점, 즉 미국의 자동 개입에 가까운 의무를 확약받고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는 실익은 그 어떤 가치와도 바꿀 수 없다.

지금의 전작권 체제는 단순한 예속이 아니라, 세계 최강대국의 군사적 책임을 우리 안보의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이는 최고의 ‘안보 가성비’를 갖춘 장치다. 

우리는 전작권 전환 문제를 감성적인 주권론으로 접근하기보다,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무엇이 진정으로 평화를 유지하는 길인지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

전작권은 ‘빼앗긴 권리’가 아니라, 우리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활용하고 있는 ‘전략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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