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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두 얼굴’ 성명서... 국내선 “억울”, 해외선 “허위 비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서울타임뉴스]김정욱 =  개인정보 대규모 유출 사태로 뭇매를 맞고 있는 쿠팡이 최근 발표한 성명서를 두고 ‘이중 메시지’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어 성명에서는 정부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감정에 호소한 반면, 영문 성명에서는 국내의 비판을 ‘잘못된 사실’로 규정하며 법적 리스크 방어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쿠팡을 향한 비판을 규정하는 대목이다.

“정부와 국회, 언론으로부터 "억울한 비판’을 받았다”고 표현하며 감성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해당 문구를 ‘Falsely Accused(허위 혐의 제기)’라고 번역했다. 이는 단순히 서운함을 표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 내 비판 여론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범죄적 모함’이라는 공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쿠팡은 국문 성명에서 “독자 조사라는 주장으로 ‘불필요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했으나, 영문본에서는 이를 ‘False Insecurity(잘못된 불안감)’로 표기했다.

이는 시민들의 불안을 타당한 우려가 아닌, 근거 없는 ‘가짜 불안’으로 치부하며 해외 투자자들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축소 보고하려 했다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정부와의 조사 협력 과정을 설명하는 주체(Subject) 또한 교묘하게 바뀌었다.

“쿠팡은 정부와 만나 협력하기로 약속했다”며 쿠팡의 능동적 태도를 강조했다.

영문본,“정부가 쿠팡에 접촉해 협조를 요청했다(Requested)”고 적었다. 조사의 주도권이 정부에 있었음을 부각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법 리스크의 책임을 정부 쪽으로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영문 성명의 ‘강한 부정’ 전략은 시장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성명 발표 직후 뉴욕 증시에서 쿠팡(CPNG) 주가는 6.45% 급등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의 시각은 냉담하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국내 소비자에게는 고개를 숙이는 척하면서, 해외 주주들에게는 한국 정부와 여론이 자신들을 부당하게 괴롭히고 있다는 식의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쿠팡의 ‘정부 지시 하의 조사’ 주장에 대해 “민관합동조사단에 의해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라며 선을 그은 상태이다. 

언어의 장벽 뒤에 숨어 메시지를 왜곡하는 행태는 결국 기업의 신뢰도를 갉아먹는 독이 될 것이다. 

쿠팡은 미묘한 단어 선택으로 투자자를 안심시키기에 앞서, 유출 피해를 입은 3,370만 국민 앞에 진정성 있는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김정욱 기자 김정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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