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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안 또 가결... '상원 지도부 개편'에 기각 무게

필리핀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안 또 가결... '상원 지도부 개편'에 기각 무게



[서울타임뉴스 = 김정욱 기자] 필리핀의 차기 대권 유력 주자인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하원을 통과하며 또다시 탄핵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상원 지도부가 두테르테 측근 세력으로 재편되면서 실제 해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필리핀 하원은 11일(현지시간)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찬성 255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해 상원으로 넘겼다. 

이번 탄핵안에는 예산 유용과 뇌물 수수 의혹은 물론, 지난해 11월 불거진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암살 지시' 음모 등 충격적인 혐의들이 대거 포함됐다.

탄핵안을 주도한 비엔베니도 아반테 하원의원은 "이번 소추는 정치적 동맹이나 차기 대선의 문제가 아니라, 그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원칙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두테르테 부통령 측 변호인단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상원에서 완벽하게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맞섰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지난해 2월에도 비슷한 혐의로 탄핵 위기를 맞았으나, 절차상 결함에 따른 대법원의 위헌 판결과 상원 내 친(親) 두테르테 세력의 저항으로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주목할 점은 이날 탄핵안 가결 직후 발생한 상원의 지각변동이다. 

상원에서는 표결을 통해 비센테 소토 의장이 해임되고, 두테르테 부통령의 최측근인 앨런 피터 카예타노 의원이 새 상원의장으로 선출됐다. 

두테르테 진영이 상원 과반인 13석을 확보하며 지도부를 장악함에 따라, 카예타노 의장이 주관할 탄핵 심판에서 기각 판정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지 정치 전문가들은 상원 구성상 탄핵 가결 요건인 3분의 2(16명) 찬성을 얻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닐라 산토토마스대 데니스 코로나시온 교수는 "탄핵안이 기각될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심판 과정에서 부패 증거가 공개될 경우 두테르테의 2028년 대선 가도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필리핀 정계를 양분해 온 마르코스 대통령 가문과 두테르테 부통령 가문의 이른바 '신구 세력 전쟁'이 탄핵 정국을 맞아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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