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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에서 흘러온 숨결인가? 존재의 에세이

타임뉴스 일러스트 제작 김정욱
[사람과세상=타임뉴스]나는 누구인가. 이 물음은 입술 끝에서 맴도는 고요한 파동이자, 평생을 두고 읽어도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는 두꺼운 서사시입니다. 거울 속에 비친 낯선 눈동자를 바라볼 때, 우리는 그 표면 아래 침전된 무수한 시간의 퇴적물을 목격합니다.

1. 시간의 점토로 빚어진 여행자

나는 어제의 내가 흘린 눈물과 내일의 내가 꿈꾸는 환희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입니다. 태초의 폭발에서 시작된 별의 먼지가 내 혈관 속을 흐르고, 할머니의 할머니가 들려주던 아득한 옛이야기가 내 지문 속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나는 단절된 개인이 아니라, 인류라는 거대한 나무에 돋아난 하나의 잎사귀입니다.

2. 고독의 숲에서 길어 올린 문장

누군가는 나를 이름으로 부르고, 누군가는 나를 직업으로 정의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언어가 닿지 않는 마음의 심해에는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순수한 진동이 있습니다. 홀로 커피를 마시며 창밖의 저녁노을을 바라볼 때, 혹은 빗소리에 귀 기울이며 적막을 견딜 때 비로소 드러나는 그 투명한 외로움이야말로 나의 가장 진실한 얼굴입니다.

"나는 내가 아는 나의 합계보다 언제나 조금 더 큽니다."

3. 끊임없이 수정되는 미완의 비문

나는 고정된 조각상이 아니라, 매 순간 흐르고 변하는 강물입니다. 실패의 상처는 나를 단단한 옹이로 만들었고, 사랑의 기쁨은 나를 부드러운 흙으로 풀었습니다. 나는 완성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나'라는 문장을 고쳐 쓰고 다듬어가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4. 맺음말: 나를 찾는 여정의 끝은 없다

결국 나는 나를 찾아가는 길 위에 서 있는 존재입니다. 세상이 정해준 지도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나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새로운 영토를 선포하는 방랑자입니다. 나는 내가 살아낸 모든 순간의 총합이며, 동시에 아직 살아내지 못한 신비로운 가능성의 덩어리입니다.

오늘도 나는 거울 앞에서 묻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침묵 속에 내리는 함박눈처럼 고요히 나의 어깨 위에 내려앉습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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