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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한마디엔 번개 수사, 위안부 모욕엔 4년째 묵묵부답"

[서울타임뉴스=안영한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향한 반인륜적 모욕 행위를 처벌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현장의 수사는 공권력의 무관심 속에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5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022년 3월 정의연이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 등을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4년째 결론 없이 표류 중이다.

해당 사건은 김 대표 등이 수요시위 인근에서 "위안부는 창녀"라는 극단적 발언을 쏟아내고 스피커로 비명을 송출하는 등 반인도적 행위를 일삼은 '원조 모욕 사건'으로 불린다.

대조적인 점은 최근 수사 기류다. 이재명 대통령이 김 대표의 '고교 앞 소녀상 철거 시위'를 겨냥해 "얼빠진 사자명예훼손"이라고 강하게 질책하자, 서초경찰서가 즉각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4년간 멈춰있던 정의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빈축을 사는 이유다.

관할인 종로경찰서와 검찰은 지난 4년간 이 사건을 두고 총 세 차례나 사건을 주고받는 '핑퐁 게임'을 벌였다.

경찰: 2023년 불송치 결정 후 재수사 요청을 받았고, 이후 두 차례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반복됐다.

검찰: 같은 발언을 한 집회 참가자들 사이의 기소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을 방치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수사 기관들이 법리 검토를 핑계로 시간을 끄는 사이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은 온라인과 고교 앞 시위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 이사장은 "피해자가 모욕당하고 집회 참가자가 성희롱당하는 참담한 현장에 공권력은 없었다"며 "윤석열 정권 때는 눈치만 보던 경찰이 이제 와 대통령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정의연 측은 수사가 공전하는 사이 김 대표 측의 행위가 더욱 대담해졌다고 주장한다. 공권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훼손이 일상화되는 사법 사각지대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위안부 모욕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향후 검·경이 해당 사건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국민적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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