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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뉴스 논평] 10만 생존권 흔드는 홈플러스의 ‘조용한 청산’… 메리츠의 시간이 다가온다

홈플러스 영주점 타임뉴스 자료사진

[영주타임뉴스=안영한기자] 홈플러스 영주점을 포함한 전국 23개 자가 점포가 지방세 및 국세 체납으로 압류된 것이 확인됐다.

전기요금과 4대 보험료 연체에 이어 국가 세금마저 미납되면서, 사실상 ‘현금 고갈’ 상태에 빠진 홈플러스가 단계적 청산 수순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주점 등 23개 점포 압류… “지방세 낼 돈도 없다”최근 국세청과 영주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는 홈플러스 소유의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단행했다.

압류 사유는 재산세 등 지방세와 종부세, 부가가치세 등 국세 체납이다. 2025년 말 기준 홈플러스의 세금 및 공공요금 체납액은 약 9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역 거점 점포인 영주점의 압류 소식은 지역 경제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마트가 지방세조차 내지 못해 점포가 압류되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며 “이는 단순한 유동성 위기를 넘어 기업의 존립 근거가 상실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지난 2015년 화려하게 시작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극이 10년이 지난 지금, 사실상 ‘기업 청산’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업계와 법조계의 시각은 냉혹하다.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게 평가된 시점에서, 홈플러스의 존속은 경영적 판단이 아닌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느다란 끈에 매달려 있는 형국이다.

메리츠금융의 담보권, ‘경매의 칼날’이 될 것인가가장 뼈아픈 대목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의 관계다.

홈플러스가 약 1.3조 원에 달하는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메리츠는 담보로 설정된 117개 핵심 점포에 대해 즉각적인 담보권 실행(경매)에 나설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비록 법원이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해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이나, 채권자의 기한이익상실(EOD)이 현실화되면 대규모 점포가 연쇄적으로 경매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단순한 점포 폐쇄를 넘어 유통망의 붕괴를 의미한다.

‘살라미 전술’ 식 청산… 알짜 떼어내고 껍데기만 남나최근 추진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 분리 매각과 일부 우량 점포의 자산 유동화는 표면적으로는 ‘재무 구조 개선’을 표방한다.

그러나 시장의 해석은 다르다. 가치 있는 자산을 우선 매각해 채권을 회수하고, 남은 부실 점포들은 자연스럽게 폐쇄하는 이른바 ‘살살 청산(Soft Liquidation)’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향후 6년 내 41개 점포의 영업 중단이 예고되어 있다.

이는 전체 점포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치로, 사실상 기업의 외형을 단계적으로 해체하는 과정과 다름없다.

12만 명의 생존권, ‘사회적 재난’으로 번지는 위기홈플러스 위기는 단순한 기업의 성패 문제가 아니다.

직접고용 인원 2만 명과 협력업체, 물류, 입점주 등 간접고용 10만 명을 포함한 총 12만 명의 생존권이 직결된 사안이다.

상환 실패에 따른 대규모 매각과 폐점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유통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실직 사태로 번질 수 있다. 지역 상권의 붕괴와 납품업체들의 연쇄 부도는 우리 경제에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줄 것이다.

벼랑 끝의 선택, 정치권과 금융권의 결단 필요이제 홈플러스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다.

사모펀드의 무리한 차입 매수(LBO)가 낳은 비극적 결말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자산 매각을 넘어선 근본적인 구조조정과 사회적 합의가 시급하다.

메리츠금융의 담보권 행사가 ‘청산의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상생을 위한 ‘채무 조정의 시작’이 될지는 이제 금융 논리를 넘어 정치·경제적 결단의 영역에 들어섰다.

10만 노동자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현실적인 회생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홈플러스라는 이름은 유통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안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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