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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전 수익 삼키는 RPS의 족쇄, '무탄소 에너지' 역차별 해소해야


일러스트 사진제작 김정욱
[영주타임뉴스 김정욱 사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재무 구조가 기형적인 제도적 모순으로 인해 신음하고 있다. 

최근 2년간 한수원이 원전 가동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 약 1조 3,200억 원이 고스란히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보조금으로 이전된 사실이 드러났다. 

원자력이라는 무탄소 전원을 운용하며 얻은 결실이 원전 안전 고도화나 기술 투자로 선순환되지 못하고, 제도적 강제에 의해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합리적 구조의 중심에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제도'가 있다. 발전 사업자에게 총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반드시 신재생에너지로 채우도록 강제하는 이 법적 장치는, 역설적으로 원전을 돌려 번 돈보다 더 많은 비용을 신재생에너지 구매에 쏟아붓게 만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을 초래했다. 

실제로 해당 기간 한수원의 순이익은 약 6,900억 원에 불과했으나, 신재생에너지 의무 이행을 위해 지출된 비용은 그 두 배를 상회한다. 기업이 이익을 내고도 제도적 비용 때문에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는 이중고에 처한 셈이다.

글로벌 에너지 정책의 흐름과 비교해 보면 국내 상황의 낙후성은 더욱 도드라진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에너지 선진국들은 이미 원자력을 탄소 중립의 핵심 수단인 '무탄소 전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원전 운영사에게 신재생에너지 의무를 벌금처럼 부과하여 재무적 활력을 꺾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오직 한국만이 원전을 '탄소 제로'의 동반자가 아닌,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자금 조달 창구로 취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에너지 정책은 국가의 백년대계다. 산업의 쌀인 전기를 생산하는 정책이 특정 이념이나 정치적 논리에 휘둘려 기술적 합리성을 상실해서는 안 된다. 

원전을 통한 수익이 원전 생태계의 복원과 안전 강화라는 본연의 목적에 쓰이지 못하고, 효율성이 검증되지 않은 분야에 강제로 수혈되는 구조는 국가 경쟁력을 좀먹는 일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원전을 포함한 모든 무탄소 에너지(CFE)를 공정하게 대우하는 체계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원자력에 씌워진 낡은 규제의 족쇄를 풀고, 객관적인 기술 데이터에 기반한 에너지 믹스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 

수익 구조의 왜곡을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에너지 안보를 지키고 탄소 중립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유일한 길이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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