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뉴스 사설]김정욱 = 정부가 환율 안정을 명분으로 관세청을 동원해 1,138개 수출 기업에 대한 무기한 감시에 착수했다.
이는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초유의 사태이자, 정책 실패의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정의 극치다.
최근 우리 외환 시장은 정상적인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시장을 지탱하는 매수 주체는 사실상 국민연금과 한국은행뿐이다.
민간 자금의 선순환이 멈추고 공공기관의 자금으로 시장을 간신히 연명시키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이러한 시장 위축은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거시경제 관리 실패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그럼에도 정부는 근본적인 원인 처방 대신 ‘관세청’이라는 이례적인 칼날을 꺼내 들었다. 관세청은 통관과 관세를 담당하는 기관이지, 기업의 외화 보유 현황을 상시 감시하며 시장 개입의 도구로 활용될 기관이 아니다. 1,130여 개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무기한 감시를 벌이겠다는 것은, 사실상 기업들을 압박해 외화를 강제 매도하게 만들겠다는 심산과 다름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감시가 향후 기업의 목줄을 죄는 ‘표적 세무조사’로 번질 가능성이다.
정부가 필요할 때마다 기업의 금고를 들여다보고 자금 흐름을 통제하려 드는 것은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화자가 지적했듯, 이는 정상적인 민주 정부의 정책이라기보다 국가가 모든 경제 수단을 통제하는 '사회주의적 행태'에 가깝다.
정부는 스스로 환율 상승을 유도하거나 방치한 정책적 실책이 없는지 뼈아프게 되돌아봐야 한다.
자신들이 초래한 환율 불안의 책임을, 수출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기업들에 전가하며 ‘감시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다.
“문제의 원인을 외부와 민간에서만 찾으려는 정부의 태도는 국정 운영의 기본을 망각한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관세청을 동원한 압박이 아니라, 민간 매수 주체들이 다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신뢰 회복과 규제 혁파다.
기업을 범죄자 취급하며 외화 매도를 강요하는 구시대적 관치금융은 결국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와 자본 유출이라는 더 큰 부메랑으로 돌아올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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