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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살리고 떠난 감독, 알고보니 폭행치사”... 故 김창민 감독 유족, 부실수사·영장 기각에 분통

“4명 살리고 떠난 감독, 알고보니 폭행치사”... 故 김창민 감독 유족, 부실수사·영장 기각에 분통

故 김창민 감독 [김창민 감독 SNS 갈무리]
[서울타임뉴스=설소연 기자] 지난해 11월,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며 숭고한 나눔을 실천하고 떠난 김창민 영화감독(41)이 사실은 식당에서 폭행을 당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발생 5개월이 지났지만 피의자들은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어, 유가족들은 초동 대응 실패와 지연된 수사에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31일 경찰과 유가족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자폐 성향이 있는 아들이 돈가스가 먹고 싶다는 말에 경기 구리시의 한 24시간 식당을 찾았다. 

식사 도중 옆 테이블 손님들과 소음 문제로 시비가 붙었고,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은 상대방의 주먹에 맞아 바닥에 쓰러졌다.

유족 측은 "인근에 대학병원이 있었음에도 이송까지 1시간이나 지체되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주장했다. 

결국 뇌출혈로 쓰러진 김 감독은 보름여 만인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았고,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뒤 세상을 떠났다.

수사 과정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경찰은 폭행에 가담한 A씨 등 2명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결국 경찰은 지난주 이들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유가족은 "아빠를 죽인 범인들이 5개월째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처음엔 피의자 1명에 대해서만 영장을 신청하는 등 수사 자체가 미진하고 지연됐다"고 분개했다.

1985년생인 김 감독은 영화 '용의자', '마약왕', '마녀' 등 다수의 흥행작에서 작화팀으로 실력을 쌓아온 실력파였다. 

특히 2016년 연출한 '그 누구의 딸'로 경찰 인권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으며 연출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했던 지인들은 고인을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던 따뜻하고 정의로운 사람"으로 기억했다. 

장례식장 영정 앞에는 그가 마지막까지 집필했던 유작 '회신'의 시나리오가 놓여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죽어서도 타인에게 생명을 나누어준 고인은 정작 폭력의 희생양이 되었다.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법의 잣대가 유가족들에게는 또 다른 가해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 막 감독으로서의 커리어를 꽃피우려던 한 예술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검찰의 엄정하고 신속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

설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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